“우리가 무언가를 만들자!”
“어떤 거?”
나가서 뭐라도 좀 하고 놀라는 엄마의 말에 밖으로 나온 두 형제는 함께 무엇인가를 만들기로 하는데요 생각지도 못한 두 형제의 결단은 바로 “심심한데 뭐하지? 비행기나 만들어 보지 뭐!”였어요 블록이나 종이 비행기가 아닌 진짜 비행기 말이에요
제 생각으로는 (으레 어른들이 그러하 듯) 어린 아이들이 비행기를 만든다는게 어림없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함께 책을 읽는 아이 눈은 이미 반짝거리기 시작했어요 정말 기발하고 멋진 생각이라 고 여겨졌는지 온전히 책에 빠져드는 모습이었어요
그리고 두 형제는 집안에 있는 온갖 물건들을 가져다가 비행기를 만들기 시작했는데요 분명 심심하고 나른하기만 했던 하루가 두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인해 놀랍고 특별한 하루로 바뀌는 순간이었지요
결국 두 사람이 힘을 합쳐 만든 비행기는 멋지게 비행에 성공하게 되는데요 아무것도 모르는 엄마 아빠는 텔레비전이 고장났다고 자동차 시동도 안걸린다고 집안에 멀쩡한게 하나도 없다며 야단이 났어요 이미 엔진을 뽑아가버린 자동차를 타고 시동이 안걸린다며 당혹스러워 하는 아빠의 모습에 방울이는 웃음이 빵 터져버렸답니다 아빠에게 장난치는걸 특히 좋아하는 방울이에게는 두 형제의 아빠가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가장 재미있었나봐요 짐짓 진지한 척하며 그래도 방울이는 아빠 빠빵 엔진 뽑으면 안돼라고 했더니 인심쓴다는 얼굴로 알겠다고 대답하는 모습이 참 사랑스럽고 귀여웠어요
그리고 최근 블록쌓기에 푹 빠져있는 방울이에게 두 형제의 이야기가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어주었나봐요 책을 읽고 난 뒤에는 블럭놀이에 더욱 열심이었어요 혼자서 로켓을 만들었다며 신나게 들고 뛰어다니더라구요 ㅎㅎ그리고 저 역시 아이가 자꾸 어지러진다고 치우기에만 급급했었는데 <뭐 신나는 일 없을까?>의 두 형제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답니다 온갖 화려한 장난감과 스마트폰으로 빈틈없이 채워진 아이의 놀이방식에서 과연 두 형제 같은 상상력을 펼칠 공간이 있을까하는 고민도 해보았구요
그리고 책을 읽고 며칠 후 찾아갔던 교통박물관에서 마치 두 형제가 만들었던 것 같은 비행기를 발견해서 방울이가 무척 반가워하기도 했는데요 언젠가는 방울이도 자기가 좋으하는 노란 색 비행기를 만들겠다고 하더라구요 물론 좋아하는 색깔도 만들고 싶은 것도 매일 바뀌는 아이라 앞으로 어디로 튈지는 모르겠지만요 ㅎㅎ
아이에게 마음껏 상상하고 꿈꿔도 된다고 이야기해주는 듯한 <뭐 신나는 일 없을까?>는 오랫동안 사랑받는 책이 가진 힘이 느껴지는 멋지고 특별한 동화책이었어요 최근 EBS 문해력 유치원에서 왜 이 책을 유아들을 위한 도서로 선정했는지 직접 아이와 함께 읽어보니 이해가 되었답니다 무엇보다 아이에게 지루한 일상을 스스로 바꿀 수 있는 상상력과 창의력이 무엇인지 가르쳐주고 싶은 분들께 칼데콧 2회수상 작가 피터 스피어의 <뭐 신나는 일 없을까?>를 추천드리고 싶어요 😀
※ 해당 후기는 비룡소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