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추천하고픈 책을 들고 왔답니다.
바로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인
오리 부리 이야기는
확인되지 않은 남의 말을
옮기기 좋아하는 오리 부리를 통해
말의 힘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이야기예요.
자면서도 쉬지 않고 중얼중얼 떠드는
요 오리가 바로 오리 부리랍니다.
그런데 왜 이름이 오리 부리일까요?
어느 날 오리가 사냥꾼이
‘ 총만 든 바보 멍청이 ‘라고
소문내고 다니다 쫓기게 되는데
무거워진 몸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그 순간 말하던 부리만 쑥하고
앞으로 빠져나가 버린 거예요.
이때부터 오리 부리는 몸통은 집에 놔두고
부리로만 돌아다녔답니다.
………
아직 아이가 어려 글밥이 많은 책은
지루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오리부리 이야기는
글이 정말 읽으면 읽을수록
맛깔나더라고요.
중간중간 들어있는 그림도 너무 재밌고요.
무엇보다 상상력이 진짜 대단한 거 같아요.
떠들기 좋아하는 입만 둥둥 떠다니다니!!
숲에 놀러 간 오리부리.
그런데 숲속 친구들은 심각한 얘기를 나누느라
오리부리가 옆에 온 줄도 몰랐어요.
그림 실력이 가장 뛰어난 토끼가
마을 표지판 옆에 그림을 걸게 됐는데
들쥐가 토끼의 그림을 몰래
찢어놓고 땅속으로 숨었다는 거예요.
새로운 얘기를 들은 오리 부리는
이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마음이 급해졌어요.
하루 종일 떠들다
배가 고파진 오리부리는 앞치마 요리사 식당에
들어갔다 주걱으로 오인받아
쫓기게 돼요.
그리고 숨겨져있던
진실이 하나하나 풀리기 시작하는데
앞치마 요리사의 과거
토끼 그림과 겁쟁이 사냥꾼의 진실까지!!
……
앞에 내용이 유쾌하고 재미졌다면
뒤 내용은 숨겨진 진실을 알게 되며
‘ 내가 하는 말 ‘
‘ 내가 듣는 말 ‘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한답니다.
그리고 소문으로 상처받은 이 들을
위로해 주는 따뜻한 말을 듣고 있으면
왠지 제 마음도 함께 따뜻해지는 거 같아서
위로가 되더라고요.
물에 빠지면 부리만 둥둥 뜰 거라는
오리 엄마 얘기에 웃음보가 터지기 시작하더니
자면서도 떠드는 모습에
깔깔깔 뒤로 넘어가네요.
입만 쑥 빠지자
‘ 부리가 날았어!! ‘
‘ 이제 부리가 없는데 어떻게 말하지? ‘하며
엄청난 관심을 보이더라고요.
앞치마 요리사가 오리 부리를
주걱으로 착각하자
‘ 부리가 무슨 주걱이야~ ‘하며
‘ 화상 입겠어 ‘하네요.
앞치마 요리사에게 안 좋은 소문이 돌자
장난감 호스를 들어 보이더니
‘ 소문은 이렇게 멀리 갈 수 있어 ‘
‘ 우리 집도 뚫고 나갈 수 있어 ‘ 하네요.
아이도 소문은 멀리멀리 퍼진다는 걸
알고 있더라고요.
겁쟁이 사냥꾼의 진실을 알게 되자
아이도 조금 화가 나서는
‘ 오리 부리는 너무 함부로 얘기하는 거 같아 ‘하며
기분 상해하네요.
아이와 말하는 오리부리를 만들어보기로 했어요.
손이 들어갈 만큼 종이를 접어
풀칠한 후
노란색 색종이를 이용해
부리를 만들어주고
눈도 그려서 붙여줬어요.
머리털과 혓바닥을 붙이면
오리 부리 완성!!
손가락을 집어넣어
오리부리처럼 재잘재잘 떠들어도 보았답니다.
………….
오리 부리 이야기는
우리가 하는 ‘말’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에요.
아무리 좋은 이야기라도
재미가 없으면 지루해지기 쉬운데
오리 부리책은 정말 첫 장부터
너무 재밌어서 아이와 저 모두
단숨에 이야기에 빠져들게 되더라고요.
무엇보다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도 정말 다 너무 찰떡이었고요.
남의 말 하기 좋아하는
오리 부리의 부리가 정말 둥둥 떠다니다니!!
진짜 상상력이 대단한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