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딸아이가 (20개월) 너무 좋아하는 책입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집근처에 있는 어린이도서관에서도 항상 이 책을 즐겨 봐서 사서분도 참 재밌어하십니다.
이 책의 내용은,
존이라는 학생이 등교길에 악어를 만납니다.악어가 가방을 놔주지 않자 장갑을 한짝 던져서 위기를 벗어납니다.허겁지겁 학교에 갔지만 지각이지요..지각했다고 꾸짖는 선생님께 사실대로 이야기를 하자 "이 동네엔 악어따윈 없다"며 존에게 반성문을 쓰게 합니다..
그 다음 날엔 사자가 나타나서 또 지각을 하고 맙니다..역시 선생님은 " 이 동네에 무슨 사자가 있느냐"며 또 야단을 치시구요..
다음날엔 존이 다리를 지나는데 집채만한 파도가 덮쳐서 또 지각하고 말지요..
역시 선생님께선 "이동네에선 집채만한 파도가 생길 리 없다"며 더욱 더 큰 벌을 주시지요..
다음날…존이 학교에 가는데 아무 일도 생기지 않습니다. 물론 지각도 하지 않지요.
존이 교실에 들어선 순간 큰 고릴라가 선생님을 옆구리에 끼고 천장에 매달려 있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선생님이 존에게 도움을 청하자 존은 "이 동네엔 큰 고릴라따윈 없어요"하며 집으로 돌아갑니다..
정말 유쾌한 반전이지요.
작가인 존 버닝햄의 그림은 보면 볼수록 정이 갑니다..선생님에게 혼이 날수록 작아지는 존과
그와는 반대로 점점 커지는 선생님의 모습도 재밌습니다. 학생말을 믿지 않는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선생님의 모습을 어쩜 그렇게 잘 그렸는지..
그리 큰 잘못도 아닌데 가혹하리만큼 큰 벌을 주는 선생님이 우리나라에만 있는게 아니었네요..아이들을 가르치시는 선생님들이 한번쯤 보셨으면 하는 책입니다.
어쩌면 존이 학교가기 너무 싫은 나머지 악어랑 사자가 나타났는지도 모릅니다..
저도 학생일 때 수학선생님이 하도 싫어서 그 수업시간엔 제가 복통이라도 나서 양호실에 갔으면 생각했었거든요.
아마 이 책을 읽으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아이들도 있을 거예요..ㅎㅎ
속이 후련해지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