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의자’는 무엇이든 신기한 것으로 바꿔놓을 수 있는 아이들의 상상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은 요술쟁이들이지요. 남비 하나를
갖고도 모자로, 물에 띄울 수 있는 배로, 새 둥지로, 깔고 앉는 의자로 변신시켜 갖고 놉니다. 세상에 있는 모든 것들을 그렇게 마음먹은 대로
바꿔놓을 수 있지요. 아이들은 고무찰흙과도 같이 유연한 마음과 영혼으로 사물들의 이름을 그렇게 바꿔버립니다. 어른은 결코 끼어들지도, 알지도
못하는 그들만의 세계지요.
클로드 부종은 그 아이들만의 세계를 ‘파란 의자’로 빗대어 그렸습니다. 이야기는 아주 간단하지요.
강아지 두 마리가 사막을 걸어가다가 파란 의자 하나를 발견하고 그것을 갖고 논다는 이야깁니다. 파란 의자는 타고가는 자동차가 되기도 하고
날아가는 비행기나 바다 위에서 출렁거리는 배가 되기도 합니다. 가게 놀이와 서커스 놀이의 소품이 되기도 하지요. 의자 하나만 있어도 하루종일
노는 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그때 어른을 상징하는 낙타가 나타나지요. 상상력 부재에 꽉 막힌 사고방식을 가진 이 낙타는 “의자는 앉으라고
있는 거야”라는 말 한마디로 재미있게 뛰어놀던 강아지들(아이들)의 세계를 깨뜨려버립니다. 게다가 아이들이 더 놀 수도 없게 의자 위에 떡 버티고
앉아버렸군요! 도무지 일어날 낌새도 보이질 않자 강아지들은 의자 곁을 떠나버립니다.
어른들이 아이들의 세계에 동참하고 같이
뛰어놀기란 쉬운 일이 아니지요. 그러나 적어도 이해할 수는 있습니다. 상상력이 없는 데다 둔감하기까지 한 어른들을 야단치는, 이 귀여운 그림책을
통해서라도 말이지요.
아래는 소식지에 실린 인터뷰 내용의 전문입니다.
-먼저 간략하게 자신과 가족 소개를 해 주시겠어요?
올해 다섯 살이 된 귀염둥이
아들(최종운)과 언제 봐도 든든한 아이아빠, 그리고 저. 서로 비슷한 점이 많은 닮은꼴
가족입니다.
-가족들 모두 책을 좋아하시나요?
네, 아이아빠는 시간이 없어 자주 읽진 못하지만요.
아이아빠는 무협지류나 여행서, 혹은 서사소설을 좋아하는 편이고 아들은 나이가
나이니 만큼 그림책에 열광하고 있죠. 저는 아들 옆에 붙어 앉아서 그림책과 동화책
등을 아들보다도 더 좋아하면서 읽고 있는 아줌마구요.
-비룡소는 어떻게 아시게 되셨나요? 그리고 어떻게 생각하세요? (한마디로 말한다면?)
아이
그림책을 구입하고 읽어주면서 알게 되었어요. 비룡소는 외국의 좋은 그림책들을
많이 번역해서 출판하고 있는 것 같네요. 물론 <아씨방 일곱동무> 같은 우리의
멋진 창작 그림책도 있지만요.
-어린이 책은 모두 몇 권 정도 갖고 계신가요? 바로 떠오르는 것들로 어떤 책들이
있는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어린이 책이라면 초등학생들이 읽는 동화책도 포함되는
거지요? 그림책은 전질을 포함해서 약 400여권 정도 되는 것 같고 그 밖에 동화책이
70여권 정도 되는 것 같아요.
바로 떠오르는 책들은 아무래도 그림책이 많다보니
요즘 아이에게 읽어주고 있는 구름공항, 바무와 게로 시장 보러 가는 날, 작은 집
이야기, 그리고 존 버닝햄의 책들이 떠오르는군요.
– 그 중에 비룡소의 책은 몇 권이나 되나요? 역시 바로 떠오르는 책 제목들을
적어 주시겠어요?
집에 있는 책 중에서 비룡소의 책은 약 35권이 있네요. 존 버닝햄의
책들(야, 우리 기차에서 내려, 지각대장 존, 검피 아저씨의 뱃놀이 등)과 <코를
킁킁>, <왱왱 불자동차>, <그건 내 조끼야>, 그리고 아이가 작년에
잘 읽었던 <기차ㄱㄴㄷ> 등등등.
얼마 전에 감동적으로 읽었던 <백만
번 산 고양이>와 <까마귀 소년>도 비룡소 책이었군요! <클로디아의 비밀>과
미하엘 엔데의 <끝없는 이야기>, <모모>도!
– 가지고 계신 비룡소의 책들 중에 특별하게 더 좋아하시는 책이 있나요?
‘왜’
좋아하는지 말하긴 쉽지 않네요. <백만 번 산 고양이>를 읽으면서는 눈물까지
났어요. 까마귀 소리로 소년의 마음을 읽어낸 <까마귀 소년>도 마음을 울리는
책이었죠. 미하엘 엔데의 상상력에 편승해 돌아다니는 것도 멋진 일이구요… 저희
아이는 요즘 <마법의 침대>를 좋아하지요. 잠자리에 들면서 그렇게 멋진 여행을
할 수 있기를 꿈꾸나 봅니다.
– 주로 어떤 경로로 책에 대한 정보를 얻으시나요?
책에 대한
정보는 주로 온라인 서점 등에서 구해요. 독자들의 평도 참고해서 괜찮겠다고 생각되는
책들을 메모해놓지요. 그 뒤에 서점에 직접 가서 확인해보고 살 책을 최종 결정해서
온라인 서점에 주문합니다. 아이가 어렸을 땐 멋모르고 전질로 구입하기도 했지만,
이젠 정말 특별히 마음에 둔 책이 아니면 전질로는 잘 구입하지 않는 편이에요.
– 어떤 기준에서 어린이 책을 고르시나요?
그림책을 많이 사는 편이니까
그림책을 예로 들게요. 일단 저는 그림의 터치와 톤, 그림의 분위기를 훑어보면서
글과 그림이 서로 잘 어울리고 있나를 살펴봅니다. 거기에 다루는 주제나 내용, 바라보는
시각이 참신하다면 구입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겠지요.
– 어떤 방법으로 아이에게 책을 읽히시나요? 특별한 요령 같은 것은 없으세요?
저
먼저 책에 빠져들어서 책을 읽습니다. 제가 책의 분위기에 흠뻑 빠져서 읽어주면
아이는 저절로 그 책을 좋아하게 되지요.
– 이런 책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신 게 있다면 알려주시겠어요?
우리나라의
좋은 동시로 만든 동시(동요)그림책들이 많이 나오면 좋겠어요.
– <비룡소의 새 소식>에서 다뤘으면 하는 이야기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비룡소에 바라는 점이 있으시다면 함께 들려주세요.
우리의 멋진 창작 그림책도
많이 만들어주세요!
– <비룡소의 새 소식>을 통해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들려주세요.
어린이책
만드느라 고생하시는 편집부 여러분들, 고맙습니다. 덕택에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거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