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길 건너편 노란 집에 살고 있는
아주머니는 여동생과 단 둘이 살고 있습니다.
20년 간이나 동네에 살았지만
아무도 제대로 아주머니를 본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아주머니를 미쳤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주머니는 꽃을 사랑하는 분이었으니까요.
어떻게 알았냐고요?
이사온 지 얼마 안 되어 엄마는 편지를 받았습니다.
엄마는 누구에게서 온 편지라는 말씀은 하지 않았지만,
그 편지가 건너편 노란 집에 살고 있는
바로 그 아주머니 에밀리에게서 온 초대장이라는 것을
나는 알게 되었고
그 편지 속에 들어있던 정성스럽게 말린 꽃을 내가 가졌으니까요.
아마도 에밀리 아주머니는
엄마의 아름다운 피아노 소리를 들은 모양입니다.
진짜로 우리 엄마는 피아노를 잘 치시거든요.
조금 머뭇거리긴 하셨지만
엄마는 에밀리 아주머니의 초청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덕분에 나도 엄마를 따라 에밀리 아주머니를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말 궁금합니다.
에밀리 아주머니는 도대체 어떤 분일까요?
어떻게 생겼을까요?
무엇을 하는 분일까요?
엄마가 에밀리 아주머니를 위해 연주하기로 한 내일이 오면
모든 것을 알 수 있을까요?
에밀리 디킨슨이라는
실존했던 시인의 집을 방문한 작자가
많은 주옥같은 시들을 남긴 시인이었지만
독특한 은둔 생활을 했던 에밀리의 삶을 떠올리며 그려낸 작품입니다.
은둔생활을 즐기기는 했지만
아이들을 향한 따뜻한 미소만은 잃지 않았던
에밀리의 일면 어두웠지만 따뜻했던 마음의 상태를
주인공 소녀와의 작지만 아름다운 교류로 이끌어내며
아름답게 이어간 작품입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이야기를 보다 아름답고 따뜻하게 승화시킨
그림작가 바바라 쿠니의 그림은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독자들을 황홀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좋은 재료임에 틀림없습니다.
아울러 삶의 방편과 형식은
사람의 성격과 가치관에 따라
이처럼 다양하게 표출될 수 있다는 점도
괜한 편견에 휩쓸리기 쉬운
아이들을 일깨우는데 도움이 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