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지 잘하고 1등을 해야만 주목받는 교육을 시키는 이들에게 한방 먹이는 동화책이네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얼레꼴레 나라. 그 나라엔 아주 얌전하고 조용한 아이들만 삽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일등이 되기 위해서는 온갖 말썽이란 말썽은 다 피워야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을 끝까지 읽다 보면 모범생이 되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이 바로 멋대로 대왕으로 등극하는 일이란 걸 알 수 있습니다.
마지막 시험을 보고 상을 받는 아이들의 그림을 보면 정말 가관입니다. 선생님은 어떤 아이에게 한 대 맞은 걸까요? 반창고 투성이 얼굴에 눈은 멍들어 있고 코뼈는 부러졌는지 붕대까지 감고 있군요. 그리고 다음 장을 넘기면 얼레꼴레 나라에 가야 하는데 너무 멀어 가지 못하고 기가 꺾여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사실 이런 아이들이 얼레꼴레 나라에 간다고 해도 그 나라 법에 따라 살기 위해선 엄청난 경쟁을 해야겠지요? 그리고 경쟁에서 밀린 아이들은 아마 더 불행해질지도 모릅니다. 안 가길 잘했지…
멋대로 학교는 가끔씩은 아이들이 꿈꾸는 학교일지도 모릅니다. 우리 아이만 해도 눈을 반짝이며 이 책을 읽었죠. 처음 읽을 때는 이런 학교가 있다면 정말 재미 있겠다며 흥분까지 했다니까요. 하지만 며칠을 두고 반복해서 읽더니 하는 말. "이런 학교 싫어. 난 우리 학교가 더 좋아."
엄마는 뭔가 말썽을 피울 조짐이 보일 때마다 아이들에게 협박을 합니다. "지우야, 선우야, 너희들 멋대로 학교 보내줄게." 이러면 아이들의 표정과 행동이 바로 모범생이 됩니다. 그러면서도 한마디 잊지 않는 아이들. "에이, 그런 학교 없어!"
세상에 없는 학교와 세상에 있는 학교가 함께 존재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세상에 존재하는 학교에서 꼴등하는 아이도 버림받지 않는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