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렸을 때, 모험을 많이 했다. 모험이라야 별것이 아니라 산을 휩쓸고 돌아다니고, 바위 틈새를 우리의 비밀 기지로 정하는 등의 일이었다. 매나 꿩을 잡는다고 활이나 새총을 만들어서 돌아다닌 적도 있고, 눈을 감고 똑바로 걸어보려다 다리 밑의 물속으로 떨어진 적도 있다. 그리고 어렸을 때, 즐겨 읽은 ‘소년 중앙’은 나에게는 신기한 세상으로 나아가는 통로였다. 지구상에서 벌어진 온갖 불가사의한 일과 장소들, 나는 커서 그곳들을 돌아다니며 그 신비들을 풀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릴 때의 그 많던 호기심과 모험심은 어느새 사라지고 이제는 생활인이 되어 버렸지만 그 당시는 상당히 진지했었다.
나비를 좇아 둥지를 떠나는 아기 오리의 모험. 그것은 어른들에게는 더 이상 호기심의 대상도 아니겠지만 아기 오리에게는 너무도 신기한 일이었을 것이다. 엄마 오리에게 아기 오리가 사라졌다는 것을 말하는 형제 오리들의 모습이 아주 예쁘고, 이어서 오리 가족은 아기 오리를 찾아 나선다. 이제부터는 우리도 아이와 함께 책의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아기 오리를 찾는 모험을 시작하도록 한다. 마침내 아기 오리를 찾은 엄마. 아기 오리는 엄마나 나비에게 무언가 말을 할 듯한, 웃는 것 같기도 하고 뽐내는 것 같기도 한 표정을 짓는다. 마지막 장면은 오리 가족이 잠을 자는 평화스럽고 아름다운 모습이다. 아마도 아기 오리는 내일의 다른 모험을 생각하며 잠이 들었을 지도…….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으로, 글은 별로 없고 그림을 따라가며 상상하고 책을 읽는 재미가 솔솔 느껴지는 책이다. 아이가 부모의 말을 알아듣고 같이 찾을 수 있는 정도라면(좀더 어려도 될 듯) 즐겁게 책을 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