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다가, 1학년인 딸아이가 학교에서 단체로 혼이 났다는 말을 전한다.
수업시간에 너무 떠들어서 모두 손을 들고 서있는 벌을 섰다는 것이다.
– 엄마, 나는 안떠들었는데 혼났어.
– 단체생활이니까 함께 책임이 있는거야.
그리고 혹시 너도 아주 ‘쬐금" 떠들지 않았니?
– 음… 글쎄~~~
그런데 이어지는 아이의 말, 다시 한번 떠들어서 걸리면 <수업시간에 떠들지 않겠습니다>를 100번 써야 한다고 선생님이 말씀하셨다는 것이다.
그 때 아이와 내 머리 속에서 동시에 떠오르는 책, 바로 <지각대장 존>!
아이가 지각한 사유를 절대 믿지 못했던 선생님은, 존에게 300번, 400번, 500번 쓰거나 외치거나 하는 벌을 준다. <다시는 지각을 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말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선생님이 믿지 못할 일을 당하게 되는데…
어쩌나… 이 책을 읽은 우리 아이의 머릿 속에는 쓰기 벌이 나쁜 것으로 각인되어 있는데, 지금 선생님에 대해서 나쁜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며칠 전에 우리 아이가 쓴 독후감의 마지막에 이렇게 적혀 있었다.
" 지각대장 존, 나랑 만나서 함께 학교에 가지 않을래?
그런데 학교 가다가 지각하면 어떡하지?
선생님이 우리 말을 믿어주실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