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제목만 봤을 때는 유태인 이야기일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다. 왜 그렇게 생각했었는지 모르겠다. 이름 때문에 그랬을까? 그런데 읽어보니 그런 방향이 전혀 아니였다.
히르벨은 시립 아동 보호소에 사는 아이다. 엄마가 있지만 히르벨을 기르지 않아서 이 곳에서 생활하는데 이유없이 머리가 아파서 보통 아이들과 똑같이 생활하는데 문제가 있다. 위탁 가정에 갔다가 곧 돌아오게 되는데 히르벨을 진짜로 이해하고 사랑해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시립 아동 보호소에 있는 밀러와 마이어 선생님은 다른 누구보다 히르벨을 이해하고 따뜻하게 감싸주시는 분들이다. 그나마 이런 선생님이 계시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히르벨이 이 곳에서도 이해받지 못하고 버림을 받는다면 얼마나 가엾은 일일까? 사실 선생님에게 오줌 싼 자신의 팬티를 던지는 히르벨을 이해하는 것이 보통 사람에게는 불가능해 보일지도 모른다. 내가 그 선생님이라면 어땠을까? 나는 며칠 동안 히르벨을 피해다니거나 은근히 겁을 낼 것 같다. 하지만 그 선생님은 그러지 않았다.
히르벨이 잘하고 좋아하는 일은 노래 부르기다. 그것도 반주 없이 불러야 잘 부를 수 있다. 그래서 반주 하는 사람과 언쟁을 하는데 그 부분이 재미있었다. 계산 할 줄도 모르고 자기 내부에서 나오는 대로 노래 부르는 히르벨을 누가 따라 할 수 있을까? 신은 누구에게나 재능을 한 가지는 준다고 하더니 히르벨이 받은 선물은 아름답게 노래 부를 수 있는 목소리다.
우리들은 원하던 원하지 않던 선물을 받게 된다. 인생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을…그 선물이 무엇인지 풀어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 설령 원하지 않던 선물일지라도 내 앞으로 배달된 것이면 풀어 봐야하고 그것을 감당하고 이겨내야 한다. 내가 원하고 바라는 대로만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다. 누구도 몸이 불편하게 태어나길 원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렇게 됐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내가 이길 수 없는, 감당할 수 없는 일들도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가 있었으면 좋겠다.
나와 조금은 다른 사람들도 따뜻하게 보고 그들과 소통할 수 있는 지혜와 여유가 우리들에게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하게 해준 이 책이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