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나 물고기나 둘 중 하나를 키워야 한다고 징징거리는 딸 아이 때문에 고민중이던 때 읽었던 책이다. 이런 강아지라면 키우기 쉽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커트니같은 강아지가 또 있을까?
딸아이도 같이 이 책을 읽더니
“엄마, 커트니 같은 강아지는 키워도 되지? 빨리 사러 가자.”
고 졸라서 실제로는 이렇게 똑똑하고 능력있는 강아지 없다고 동화 속에 나온는 거라고 얘기했더니 훈련시키면 된다고 해서 웃었다.
훈련으로 가능할까? 이런 것도 타고 나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요새 말로 하면 커트니는 그야말로 “멀티 플래너”다. 요리, 서빙, 바이올린 연주, 마술, 심지어 불이 났을 때는 아기를 구하는 헌신적인 마음까지 있다. 완벽함을 갖춘 것이다. 이런 사람이 현실에 있을까? 있어도 무서울 것 같다. 너무 완벽함 사람을 보고 있으면 숨이 막히기 때문이다. 아주 맹탕 같아서 다른 사람에게 끊임없이 기대고 다른 사람의 손을 빌리는 사람도 싫고 너무나 완벽함을 추구하면서 자기 보다 못 한 사람들을 한 수 아래로 보는 사람도 매력없다.
커트니는 모든 일을 똑 떨어지게 해서 강아지 키우기를 반대하던 부모님의 마음에도 들었지만 어느 날, 자기가 가지고 왔던 커다란 여행 가방과 함께 사라진다. 말도 없이…그래서 부모님은 아이들에게
“거 봐. 그런 개는 키우는 게 아니랬지..”
라고 말한고 잊는다. 끝까지 커트니에 대해 마음을 열지 않으셨던 거다. 부모님의 이 말에 나는 실망했다. 그렇게 헌신적으로 즐겁게 가족돠 함께 했었는데 냉정하게 그렇게 평가하다니..편견으로 무장된 우리 어른들의 모습 같아서 씁쓸했다. 마음 속으로 ‘저러지 말아야지..’ 했다.
커트니 없이 여행을 떠난 날, 떠내려가는 배를 누군가 끌어서 안전하게 데려다 주엇는데 그게 누구였는지 안 알려주었는데 커트니라고 생각한다. 책 속의 아이들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감히 누가 그런 능력을 갖고 있을까… 커트니 밖에 없다.
털이 북슬북슬해서 눈도 잘 보이지 않지만 커트니의 모습은 정감있다. 색연필 그림이 깔끔하고 화사해서 아이가 좋아했다. 커트니 등에 타고 싶다고 그러는 딸아이를 보면서 강아지는 아파트에서 키우기 안 좋으니까 물고기라도 사 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족은 늘 함께 있고 위로와 사랑을 받는 존재들이다. 서로에게 따뜻하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쓸모로 존재되는 것이 아니다. 사랑과 정으로 맺어진 관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