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호 아줌마 시리즈는 모두 세 권인데 나는 < 호호 아줌마의 나들이 >를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 세 권 모두 공통적으로 아줌마가 작아지고 그로 인해 생기는 여러 가지 일들을 얘기하고 있는데 이 책이 제일 재미있는 이유는 전편들과 달리 위기감이 종종 눈에 띄기 때문이다. 전 편들이 잔잔하다면 이번 책은 톡톡 튀는 맛이 있다.
아줌마가 아저씨와 함께 박람회에 가면서 이야기가 시작 되는데 출발하자 마자 아줌마가 작아져버리면서 아이스크림 속에 파묻히고, 귀여운 새끼 고양이를 만나고, 돼지, 강아지, 암탉까지 모두 같이 바구니 안에서 박람회장으로 향한다. 중간에 여우가 나타나지만 아줌마의 기지로 위험에서 벗어난다. 동물들의 모습이 선량하고 약하고 보호하고 싶게 생겨서 아줌마처럼 나라도 그냥 지나치지 못했을 것 같다. 다같이 박스 안에 있다가 아줌마가 갑자기 커지는 바람에 박스가 퍽 터지고 아줌마와 동물들이 깜짝 놀라는 그림이 너무 재미있다. 이렇게 예고도 없이 커지거나 작아지는 것이 좋기만 한 일은 아닌 것 같다. 동물들도 아줌마도 아주 깜짝 놀랐으니까. 그래도 이 동물들은 운도 좋다. 아줌마처럼 착한 사람을 만났으니까.
호호 아줌마의 겉모습은 참 귀엽다. 우리 옛날 할머니들처럼 뒤를 동그랗게 만 머리, 풍성한 앞치마, 살짝 솟은 코, 작은 눈과 입…참 정감있는 모습이다. 꼭 아줌마의 성격과 같은 모습이다. 아저씨는 아줌마와 대비되게 키가 훌쩍 크고 말라서 전봇대같다. 자그마한 아줌마와 같이 서 있으면 재미있는 그림이 된다. 책 표지처럼 암탉을 타고 달리는 아줌마의 모습은 참 위풍당당하다.
박람회에서 우승컵을 받지 못한 아저씨에게 아줌마는 예전에 받은 우승컵을 준다. 가축 돌보기 선수가 되라면서…바로 아줌마가 만나서 데리고 온 고양이, 돼지, 강아지, 암탉을 말하는 것이다. 아저씨는 잠시 어리둥절해 하지만 곧 어떤 상황인지 알아차린다.
아줌마와 살면 매일이 새 날처럼 일이 생겨서 심심하지 않을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