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기밀이 내 친구라는게 어떤 숨은 뜻이 있을까 궁금했다. 국가 기밀은 그 섬의 독재자가 낳은 아들이다. 독재자가 하는 일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지만 자기 마음대로 한다는 것이 그 아들의 입에서 나온다. 그게 바로 독재다. 뭐든지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 하고 그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을 핍박하고 구속하는 것.
주인공 나의 아빠는 외교관이라서 나는 이사도 자주 다니고 전학도 자주 한다. 어느 나라는 성대하게 환영인사를 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나라도 있다고 나는 담담하게 소개한다.
그런데 이번에 주인공이 간 새로운 섬은 독재자가 다스리는 곳이다. 독재자의 아들과 주인공은 좋아하게 된다. 주인공은 호기심이 많고 모험심도 아주 왕성해서 독재자 아들이 지하에서 타고 집으로 가는 장갑차에 매달려서 그 아이의 집까지 들어가게 된다. 정말 맙소사다. 내 딸이 이런다면 나는 집에 가둬둘 것 같다. 겁도 없이, 게다가 그 나라는 독재자가 날뛰는 곳인데…골치 아픈 딸래미다.
주인공이 말도 없이 사라져버려서 집에서는 난리가 났다. 그렇지만 주인공은 마냥 행복하다. 자기 혼자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독재자의 아들도 사랑을 고백했기 때문이다. 이 아이들을 철부지들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걸 보니 나도 나이를 먹었나보다.
이 일 때문에 아빠는 다른 나라로 떠나기로 한다. 독재자가 주인공을 달라고 하는 황당한 요구를 했기 때문이다. 정말 대단한 독재다.
하지만 모두들 집안에 어느 정도의 독재자는 있을 것 같다. 놀고 싶을 때만 부모들 하기 쉬운 놀이만 해주는 독재 부모들, 뭐든지 자기 마음대로만 하려고 하는 때쟁이 아이 독재자들…독재가 어떤 것이고 왜 나쁜 것인지 아이들에게 공부가 될 수 있는 책이다. 모든 부모들은 자신들이 민주적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깜짝 놀랄 답이 나올 것 같다. 반성하자.
< 내 친구는 국가기밀 >이 아니라 < 내 친구 아빠는 독재자 >가 더 어울리는 제목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