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면 생각나는 동화책이 여러 권 있는데 이 책도 그 중 하나다. 제목에서 벌써 느껴진다. 겨울 이야기라는 것이.
책 겉장을 넘기면 처음 나오는 페이지에 눈 결정 그림이 참 예쁘다. 처음 이걸 본 딸아이는 이게 뭐냐고 물어봤다. 눈이라고 했더니 아니라고 해서 설명해 주고 눈이 내린 날 눈을 잘 관찰해 보라고 했다. 아주 신기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는데 지금은 그 비밀을 아는 나이가 돼 버렸다.
주인공 피터가 어느 날, 자고 일어나니 세상은 하얗게 되었다. 밤새 눈이 내려서 길도 사라지고 눈이 피터 키보다 높게 쌓여있다.
피터는 눈싸움이 하고 싶지만 어려서 형들이 끼어주지 않을 것 같아서 혼자 논다. 빙그레 웃고 있는 멋쟁이 눈사람도 만들고 눈천사도 만든다. 눈천사는 피터가 눈 위에다 팔을 위아래로 움직여서 만든 그림자인데 정말 천사같다. 아마 작가도 어릴 때 이렇게 하고 놀았었던 것 같다.
혼자서도 심심하지 않게 놀다가 집에 오면서 눈을 꼭꼭 뭉쳐서 가지고 온다. 내일 또 눈을 가지고 놀고 싶어서. 아이들의 순순하고 순진함이 잘 나타나는 부분이라 웃음이 나온다. 그리고 집에 와서 목욕을 하면서도 밖에서 놀았던 것을 다시 생각하는 피터의 모습이 꼭 우리집 아이같아서 친근감이 느껴진다.
딸애는 밖에서 놀았던 이야기를 목욕할 때 얼굴이 복숭아 색이 되어서 지치지도 않고 종알종알 얘기한다. 아이들은 다들 비슷한 것 같다.
갑자기 추워져서 겨울이 성큼성큼 다가오는 것 같다. 눈이 펑펑 내리면 좋겠다. 이 책에서처럼 눈이 키까지 쌓이지는 않겠지만 눈이 많이 내리면 아이들처럼 즐거울 것 같다.
눈이 오면 나가 놀자고 성화를 부리는 아이 때문에 나가서 눈사람을 만들어야 된다. 작게 만든 눈사람을 고이고이 집에 가져오는 아이와 주인공 피터의 행동이 어쩌면 짜고 한 것 처럼 같은지…그 부분을 읽을 때 딸애도 배시시 웃었다. 자기랑 똑같은 행동을 하는 게 재미있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