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친구 집에서 핫케잌을 먹고 오더니 그걸 만들어 달라고 조른 적이 있어서 몇 번 해줬는데 만들기는 쉬운데 딸아이가 반죽을 하겠다고 덤비는 통에 만드는 것보다 치우는 게 더 귀찮다. 계란을 깨 넣으면서 껍질까지 그냥 들어가 버리고 핫케잌 가루는 식탁에, 바닥에 줄줄줄, 우유는 질질 흘리고…우와 너무 귀찮다. 요즘은 딸애가 핫케잌이 먹고 싶다고 말 할 때는 먹고 싶다가 아니라 만들고 싶다는 뜻이라는 걸 눈치채서 조금씩만 만들게 한다.
책 제목에 팬 케이크를 보더니 이건 무슨 케이크냐고 묻길래 이게 핫케잌이라고 했더니 자기 이 책 보고 싶다고 했다. 아는 게 나오면 얼마나 반가워하는지…
쥐돌이와 쥐순이가 주인공인데 쥐순이가 쥐돌이에게 팬케이크 만든다고 먹으러 오라고 하니까 쥐돌이는 코끼리, 고양이, 토끼, 다람쥐를 데리고 온다. 쥐순이는 담이 짤짤 나서 팬케이크를 만드는데 동물 친구들은 각자 자기가 먹고 싶은 걸 말한다. 그걸 들은 쥐순이는 더 땀이 난다. 쥐순이가 만들려고 준비한 건 팬케이크니까 친구들이 실망을 할까봐 겁이 난 것이다.
드디어 두껑이 덥힌 그릇에 쥐순이가 만든 팬케이크가 나온다. 코끼리에게는 먹고 싶다던 바나나 모양, 고양이에게는 생선 모양, 토끼는 당근 모양, 다람쥐는 호두 모양, 쥐돌이는 치즈 모양의 펜케이크가 접시에 놓여 있다. 친구들은 모두 쥐순이에게 고맘다고 말하면서 맛있게 팬케이크를 먹는다.
배경 그림이 생략되고 장식적이거나 화려하지 않은 그림으로 책이 간결하고 깔끔하다. 동물들이 각자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해줘서 좋다.
우리 딸은 자기는 뜯는 고기(갈비)를 좋아하니까 고기 모양으로 만들어 주면 좋겠다고 그런다. 그리고 동생은 우유를 좋아하니까 우유병 모양으로 만들어줘야 하고 엄마는 빵을 좋아하니까 빵모양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그런다.
이 책 읽고 늘 반복되는 말이 있다.
“엄마, 핫케잌 만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