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5살 때까지 입던 외투도 빨간 색이라서 아이가 좋아할 것 같아서 읽을 책이다.
역시 내 예상 대로 활짝 웃으면서
” 엄마, 안나 옷이 내 옷이랑 똑같애. 그치?”
라며 즐거워하면서 읽었다.
안나의 엄마는 작아지고 더이상 포근하지 않은 안나의 낡은 파란색 외투 대신 새 외투를 마련해주려고 하지만 돈이 없다. 전쟁은 끝났지만 물건도 그렇게 많지 않고…
안나의 엄마는 딸의 외투를 마련하려고 할아버지의 금시계와 양털을 바꾸고, 물레질하는 할머니에게 실을 지어달라고 부탁하고 램프를 드린다.
안나가 빨간색 외투를 입고 싶다고 해서 안나와 엄마는 여름이 끝날 무렵 숲에서 잘 익은 산딸기를 딴다. 집에 와서 물을 끓여서 산딸기를 넣어 빨간색으로 만들어서 실을 물들였다. 이 부분이 참 신기했다. 빨간색으로 실을 물들이려면 이렇게 하는 것을 처음 알았다. 우리 아이와 나는 맛있는 딸기를 끓여서 실을 물들이는 게 아깝다고 생각했다. 딸아이가 맛있는 딸기 냄새가 엄청 났겠다고 하면서 입맛을 다시는 걸 보니까 웃음이 나왔다.
옷감으로 짜고 재봉사 아저씨한테 맡겨서 드디어 안나의 외투가 완성된다. 양장점 창가에 ‘안나를 위한 외투’가 예쁘게 걸린다. 안나의 기분이 어땠을까? 정말 좋았을 것 같다. 얼른 입고 자랑도 하고 싶고 따뜻하게 거리를 걸어다니고 싶을 것 같다.
엄마는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고 안나는 외투를 만들어 주신 분들을 초대하자고 한다. 안나는 제일 처음 안나에게 털을 준 양들에게 찾아가서 고맙다고 한다. 하얀 양 떼에 들러싸인 빨간 외투를 입은 안나의 모습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아이들에게 옷이 만들어지는 걸 알려줄 수 있어서 좋고 어느 한 사람이 아니라 모두의 사랑과 정성으로 만들어진다는 내용을 알게 해줘서 좋다.
요즘은 무슨 물건이든 공장에서 쉽게 만들어지고 아이들이 원하면 잘 사주기 때문에 물건의 소중함을 모르는 아이가 많다. 우리 아이도 그런 아이 중 하나인데 이 책을 읽더니 자기 외투를 다시 쓱~ 쳐다보는 폼이 뭘 생각하는 눈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