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죽음을 어떻게 생각할까? 가까운 사람을 다시는 만날 수 없고, 만나서 이야기를 할 수도 없는 게 죽음이라는 것을 알까?
나는 언제 처음 죽음을 알았었나? 초등학교 때가 아닌가 싶다.
어느 날, 우리 엄마가 밤에 꺼이꺼이 울었다. 아이처럼 손등으로 눈물을 닦으면서…왜 우냐고 물었더니 외할아버지가 너무 보고 싶다고 했다. 그 날이 외할아버지의 기일이 다가왔을 때 였던 것 같다. 그 후로 나는 죽는다는 게 무서웠다. 슬퍼서 저렇게 우는 게 죽는다는 거라고 생각했었다.
이 책에는 두 명의 소년이 나온다. 베라는 외할아버지가 있고 나는 외할아버지가 없다. 그래서 이 아이들은 양로원에 가서 외할아버지를 구한다. 얼마나 기가막히게 좋은 방법인지….베라의 아이디어인데 의기양양하게 저기에 가면 외할아버지를 구할 수 있다고 말하는게 재미있었다.
아이들은 닐스 할아버지를 외할아버지로 생각하고 매일매일 만나러 간다. 할아버지는 아이들에게 연을 만들어 주고 휘파람 부는 법을 알려준다. 아이들은 할아버지 생신을 준비하고 파티를 열어드린다. 파티 장소는 교회 옆의 작은 숲이다. 커피, 빵, 돼지 족발을 꺼내 상을 차리고 둘레에 셋이서 다정하게 안자 생일 파티를 히는데 이 부분의 그림이 너무 아름답다. 할아버지가 시가 연기로 만든 도넛 모양의 연기, 뾰족뾰족한 나무와 초 세 자루, 밤하늘에 빛나는 별…아이들의 따뜻한 마음씨가 그림에도 가득 퍼져있는 느낌이다.
베라는 열심히 휘파람 연습을 하다가 성공해서 할아버지께 자랑하러 가지만 할아버지의 방은 깨끗하게 치워져있다. 베라는 할아버지가 떠나셔서 울고 만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장례식에서 베라는 할아버지께 휘파람을 불어 드린다고 한 약속대로 휘파람을 분다.
아이들은 할아버지가 만들어 주신 꼬리가 빨간 연을 날린다. 바람이 부는 언덕에 서서.
이 아이들은 할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무엇을 깨달았을까?
언젠가 친구의 조카가 강아지가 죽어서 슬프다고 말했었다. 살아있는 것들은 언젠가는 죽어야 하고 생명을 품은 것들은 다시 태어나기 마련이다. 그게 인생이다. 누구도 이 사실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열심히, 즐겁게..후회없이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