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책을 많이 쓴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의 책이라서 망설이지 않고 읽었다. 이 작가는 상상력이 풍부한 내용의 책을 많이 쓴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은 현실에 내려 앉아있는 이야기다.
처음 만나고 헤어졌으면서 요켈과 율라가 서로를 그렇게나 마음에 들어하는 것을 보니 영혼의 짝, 소울 메이트가 생각난다. 정말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그런 것이 존재하는 것일까 궁금하다. 영혼의 반 쪽…나와 살고 있는 우리 가족들. 나의 고약함, 유치함, 실수, 징징거림을 받아주고 때로는 힘이 되어 주고 격려를 아끼지 않는 가족들이 소울 메이트가 아닐까?
이름도 독특하고 생김새도 독특한 아이들, 요켈과 율라의 우정이 재미있게 펼쳐진다. 둘 다 작고 빨간 머리고 결정적으로 둘의 공통점은 짝발이라는 거다. 처음 만난 날, 이 아이들은 신발을 바꿔 신고서 아주 만족해 한다. 발이 짝짝이라서 한 쪽 발이 너무 아팠기 때문이다.
둘의 차이점이라면 요켈은 남자 아이이고, 율라는 여자 아이라는 거다. 그리고 율라가 좀 더 자유분방하고 고집이 세다는 거다. 또, 요캘은 부모님과 할머니, 형제들과 단란하게 살지만 율라는 부모님과 떨어져서 할아버지와 산다는 점이다.
이 아이들은 서로가 가진 것을 모두 똑같이 나누어 같기로 하는데 참 재미있다. 요켈의 가족들, 햄스터까지, 그리고 율라의 할아버지와 일을 봐 주시는 아줌마, 커다란 개 예리코까지 나누어 갖기로 하는 게 억지 같기도 했지만 아이들은 현명하게 잘 해내간다. 가끔 요켈 집에 와서 심하게 장난치거나 침대 위에서 뛰는 율라를 요켈의 엄마가 걱정하기는 하지만..
세상에서 완벽하게 내 편이 하나가 있다는 건 얼마나 든든한 일일까? 그 사람이 가족이어도 좋지만 친구나 선배, 동료여도 좋을 것 같다. 가족이야 혈연으로 맺어진 사람들이니 싫어도 좋아도 나를 봐 주어야 하는 사람들이지만 그 외의 사람들은 언제든 등 돌릴 수 있는 남이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이 내 편이라는 건 더 든든한 빽이 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요켈과 율라는 정말 행운아들이다.
결혼을 하니까 친구 관계가 점점 좁아지는 것 같아서 속상하다. 예전에는 집이 가까워서 친구들과 자주 놀고 했는데 다들 결혼을 해서 여기 저기로 흩어져 살아서 그런 게 아쉽다. 에세이 ‘지란지교를 꿈꾸며’에서 처럼 한밤중에 보고 싶어 찾아갈 수 있는 거리에 친구가 살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요켈과 율라가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