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엉뚱한 가족이다. 우선 할아버지, 아빠, 손자의 이름이 모두 ‘슈타니’인 것도 엉뚱하고 이들이 하는 모험도 정말 대.단.히. 엉뚱하기 짝이 없다.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우리 집은 난리가 날 것 같다. 모험심과 탐험심이 남다른 사람이 둘 이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아빠와 우리 큰 딸.
작은 제목인 ‘아슬아슬 종이배 모험’이 말하듯이 신문지로 만든 종이배를 타고 삼대 슈타니가 모험을 하는 이야기다. 원하는 것들이 어느새 옆에 쑥쑥 생겨서 이들의 여행을 돕고 커다란 성을 만난다. 이들이 갖고 있는 망원경으로 보면 멀리 있는 것들도 가까워 보이는데 그래서 그 성에 일어나는 일까지 추측할 수 있다. 이런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심심하면 우리 아이가 유치원에서 잘 하고 잇나 볼 수도 있고…친구들을 불러 놓고 놀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레 바퀴를 만나서 잠시 배를 쉬었지만 곧 다시 배를 물에 띄우고 배는 마법처럼 다시 커져 있다. 사람들의 눈을 휘둥그레 만드는 세 명의 슈타니들. 정말 유쾌한 사람들이다. 종이배를 다시 종이 비행기로 만들어서 하늘을 휭~ 날아가면서 손을 흔드는 능청스러운 슈타니들을 보면 웃음이 나온다. 집에 와서는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할머니, 엄마, 여동생이 부탁한 일을 도와 준다. 그리고 바다에서 구해 준 이마에 흰 점이 있는 검은 고양이는 지하실로 내려 가서 생쥐들의 친구가 된다. 생쥐들을 한가득 등에 태우고 걸어 가는 검은 고양이 그림이 귀엽다. 생쥐와 고양이들은 그 후로 계속 사이좋게 지냈을까 궁금하다.
엉뚱하고 재미있는 상상 속으로 모험을 하는 슈타니 남자들이 참 재밌다. 종이배가 종이 비행기로 접히면서 여행에 변화를 주는 것도 신선한 발상이고 반복되는 단어로 아이들은 노래를 듣는 것 같은 느낌이 들 것 같다. 그림도 아주 귀엽고 간결하다. 종이배나 종이 비행기는 진짜 신문처럼 보인다.
요즘도 큰아이는 잔뜩 접은 종이배를 커다란 대야에 둥둥 띄우고 노는 걸 좋아하는데 그렇게 노는 아이들을 보고 이 책을 쓰게 됐는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은 그 종이배에 가족도 태우고 친구도 태우고 자기가 안고 자는 토끼 인형도 태워서 어딘지 모르는 상상의 세계로 데려가는 것 같다. 작은 놀이에도 기쁨을 느끼는 아이들의 순수가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