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을 졸업하고 처음 학교에 입학 했을 때의, 울음이 터질 것 같은 낯설음이 다시 생각나게 하는 책이다.
어릴 때 나도 학교 가기가 싫었다. 매일 꾀병을 만들어 내서 엄마한테 야단맞고 아빠 손에 끌려 학교에 가곤 했었다. 집 계단에 쪼그리고 앉아서 배가 아프다고 웅크리고 있기도 했고 머리가 아프다고 징징거리기도 했다. 그런 나를 엄마, 아빠는 딱하게 내려다보면서 ‘얘가 대체 왜 이러나?’하는 표정으로 보곤했었다. 어제 일처럼 기억에 생생한데 벌써 너무나 오래 전의 일이다.
내가 1학년 1학기까지 엄마가 같이 교실까지 따라가 주었다고 한다. 세상에. 요즘 그런 아이가 있다고 하면 바보라고 할 것 같다. 하긴, 그 때도 그런 애는 나밖에 없었을 것 같다. 내가 왜 그랬을까? 우리 엄마는 얼마나 챙피스러웠을까? 정말 겁쟁이에다 소심쟁이였었나보다. 지금의 나를 보면 그런 내가 있었을까 싶다. 아직도 어떤 부분에서는 굉장히 부끄러움을 타고 쑷스러워하기는 하지만 저정도는 아니다. 우리 엄마가 지금도 가끔 그러신다. “그 때는 학교 졸업이나 시킬 수 있을까? “하고 걱정을 했었다고. 지금 생각해보니 엄마한테 참 미안하다. 적극적이고 욕심 많은 엄마를 안 닮고 난 누굴 닮았었던 걸까? 미스테리다.
올가는 자기가 수집하는 물건들을 학교에 가지고 갖다가 선생님께 압수 당한다. 그래서 더 학교가 싫어졌을 것 같다. 아이들은 왜 그런 걸 꾸역꾸역 학교에, 유치원에 가지고 갈까? 친구들하고 같이 가지고 놀려고 그런 경우도 있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가져가기도 할 것 같다. 선생님들은 수업에 방해가 되니까 갖고 오지 말라고 하실테고…그러면 아이들은 절망하게 되는 거다. 아이들의 생각으로는 그까짓게 아무 것도 아닌데 어른들이 왜 저러나 싶기 때문이다. 경험을 통해 이러면 안 된다는 것을 아이들이 알게 되기까지 자기 주장이 강한 아이들은 진통을 겪게 될 것 같다.
싫은 일도 해야 하는 게 인생이라는 걸 아이들이 알아갈 때면 벌써 어른이 되는 거다. 어릴 때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 즐거워하는 것만 했으면 바라지만 그건 천만에 말씀이다. 우리가 하기 싫고, 진짜 못 하겠는 일을 해야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그것도 아주 열심히 해야 하는 때가 더 많다는 것이 비극이다. 그러니 어쩌랴. 내 앞에 있는 내 몫 만큼의 숙제를 말끔히 해치우는 수밖에.
도와주는 친구나, 부모님, 선생님이 있을테니 두려워 말고 걸음을 내딛으라고 격려해 주고 싶다. 걸어나가는 것, 그것이 인생의 첫걸음이다. 씩씩하게, 용감히, 신나게 나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