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키우며 한 권 두 권 읽어주다보니 요즘은 그림책에 제 자신이 더 열을 올리고 있네요. ^ ^ 그 만큼 어른이 읽어도 재미있고 감동적인 그림책이 너무 많아요. 누가 그러더라고요. 진짜 좋은 그림책은 어른도 감동할 수 있는 책이라고… 정말 그런 거 같죠?
아이와 같이 그림책을 읽다보니 저도 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들이 생기는데 케빈 행크스도 그 중 한 사람입니다. 드물게 제가 좋아하는 미국 작가.
<우리 선생님이 최고야>, <내 사랑 뿌뿌> 같은 책을 보며 우리 딸이 즐거워하던 모습이 생생하네요.-대여섯 살 된 딸 아이가 있다면 꼭 읽어보세요- 주인공 쥐의 모습이 정말 알차게 귀엽고 깜찍하고 발랄해요.
그동안 쥐의 모습에 익숙한 작가라 그런지 실은 이 책의 아기 고양이를 보면서도 쥐의 모습이 보이는 거 있죠. 역시 이 고양이 주인공도 귀엽고 깜찍하고 더불어 사랑스러워요.
케빈 행크스는 아이들의 다소 영악하면서도 엉뚱한 귀여움을 잘 표현해 내는 것 같은데 이번 작품에서는 보다 순수하고 사랑스런 모습에 더 비중을 둔 것 같아요. 그래서 첨엔 작가가 케빈 행크스라는 걸 알고 좀 의외였네요.
그런데 책을 읽어 나가다 보니 역시 작가 답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흰 종이에 굵은 먹선으로 처리한 흑백의 그림이 아기 고양이의 순수함과 사랑스러움을 더욱 잘 드러나는 것을 보고 그림체가 이해가 되더군요.
더불어 작가 특유의 장난스럽고 재치넘치는 표정도 역시 잘 드러나니 장면마다 고양이를 잘 살펴 보세요.
이 이야기는 하늘의 달을 우유접시로 알고 달을 ?i는 아기 고양이 얘기랍니다. – 어쩜 너무 귀엽죠!-
그런데 참 예나 이제나 달님을 소재로 한 그림책은 사랑을 소재로 한 드라마처럼 끊임없이 등장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 달님은 우리들 마음 속에 잘 자리 잡고 있고…
저는 지금도 국민학교 시절 들은 조지훈의 달님이란 시 -맞나?-가 기억납니다. 순이는 달님을 데리고 집으로 가고, 영희도 달님을 데리고 집으로 가고…. 뭐 이런
우리 지우가 처음으로 본 책도 <달님 안녕!>이고, 최근에 읽은 책도 <아주 아주 많은 달>이고…
달님이 이렇게 많이 등장하는 이유, 그것은 아마도 달나라에 옥토끼가 없다고 밝혀진 지금에도 달은 언제나 우리 가슴에 꿈이요, 소망이요, 이상으로 남아 있기 때문 아닐까요?
아기 고양이에게 달님은 우유가 담긴 둥근 접시이고, 엄마가 그리운 순이에겐 엄마의 얼굴이고, 아름다운 공주님에겐 빛나는 보석이고…..
누구나 가슴에 꿈이 있는 한 달님은 언제고 그림책에 등장하겠지요….
다 읽고 아이와 애기 나눠 보세요.
– 지우는 달님이 뭐 처럼 보여?
– 음…..빵!
– 우리 지우는 역시 먹는 게 최고 ㅠ ㅠ
하긴 아기 고양이도 집으로 돌아와 자기 앞에 놓인 진짜 우유 접시를 보며 너무 기뻐하며 달려들지요. 때론 뜬 구름 잡는 이상보다 현실이 낫긴 하지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