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랑 놀아줘, 놀아줘!
엄마가 아파서 엄마 일을 대신하게 된 아빠, 역시 엄마가 아파 혼자 놀게된 송이의 하루를 담아내었다.
송이는 조용히 혼자 놀아야 한다. 엄마가 아프시기 때문이다. 그런데, 강아지 인형이 튀어나와 놀자고 한다. 송이는 지금은 안된다고 말하는데, 아빠가 ‘쉬잇!’ 조용히 하라고 한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계속 일어나게 된다. 고양이, 오리, 염소, 닭, 송아지등이 송이가 지금은 안된다고함에도 불구하고 계속 차례로 나타나 소리를 내며 놀자고 한다.
아빠는 청소및 빨래를 하시며 송이에게 ‘쉿쉿’을 연발하신다. 이윽고 점점 아빠의 화난 목소리 “김송이!”하며 앞치마와 장갑을 벗어던지신다. 함께 놀자고 하던 동물들도 깜작 놀라 침대로 숨고 송이는 울고만다. 동물들도 큰 소리로 울고 아빠도 울고만다.그리고, 실컷 울고나서 화해하고 재미있게 놀게된다.
처음 등장인물을 보았을때 ‘벤지의 선물’이나’은지와 푹신이’캐릭터가 떠올랐다. 강아지 인형을 들고 있는 빨간 옷을 입은 여자아이. 상상 속의 동물들이 나와 뛰어 노는 모습에서도 비슷한 느낌이 있었지만 우리나라 작가가 쓰고 그려서인지 색감이 따뜻하다.
우리네 아빠들은 아이와 잘, 못 놀아주는것이 분명하다. 엄마는 아이와 잘 놀아주었는데, 엄마가 아프니까 송이는 혼자 놀아야 한다. 엄마는 아이와 함께 놀아주기도 하고 동시에 집안 일도 거뜬히 다 해내었다.
엄마가 아프니 집안 일은 아빠가 해야하고, 송이는 혼자 놀아야 한다. 송이의 놀고 싶은 욕구가 상상 속의 동물 친구들을 만들어낸다.
송이가 시끄럽게 할때마다 아빠의 표정과 목소리는 변해만 간다. 아빠가 집안 일 하는 모습도 그리 능숙해보이지는 않다. 왼쪽 장에 조그맣게 아빠가 일하는 모습을, 바로 옆 장에 송이와 동물 친구들의 모습을 대비시켜놓아 실제 아빠의 쉿! 소리와 송이의 놀란 표정이 영상처럼 보이는 것 같다. 아빠가 일 하시는 모습도 옆모습, 뒷모습등 조그만 컷이어서 아빠가 송이 혼자 어떻게 노는지 보지도 않고 능숙하지 못한 일 때문에 난처한 모습등이 묻어나온다.
책을 처음 읽을때는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 앞으로 나올 동물들이 어딘가에 숨어 있었다. 서랍 위 강아지 인형, 책 속의 오리 등등 그것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고, 아직 말을 배우는 아이라면 동물들의 울음소리(의성어)를 재미나게 읽어줄 수도 있다.
송이의 표정변화를 눈여겨보길 울먹울먹하는 표정이 압권이다. 아빠도 함께 우는 장면에서는 미안한 말이지만 배꼽을 잡고 웃었다. 포근한 색감의 그림, 아이의 상상력 모두 재미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