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을 부리면 이렇게 된다.
이 책이 ‘아씨방 일곱동무’를 그린 이영경님의 책인줄 모르고 보았는데 그림풍도 독특하려니와 글도 전해내려오는 옛 이야기를 재밌게 풀어놓아 역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이다. ‘전우치전’ 기억하는지? 전우치전의 이야기중 재미난 부분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여기 가난때문에 신세한탄을 하며 울고 있는 한자경이 있다. 선량한 백성을 도와주는 전우치. 이번에도 도와주는데, 그림족자를 보고 고지기를 불러 하루에 한냥만 받으라고 신신당부한다. 처음엔 그 약속이 잘 지켜지다가 어쩔 수 없는 인간인 그는 점점 욕심이 생겨 고지기에게 백냥을 받고 싶어한다.
처음의 표정과 몸짓이 확연히 달라져 있는 한자경. 다음은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대로다. 고지기는 직접 들어가보라고 한다. ‘진작 그럴것이지.’ 하는 한자경의 표정. 뒷간 들어갈때와 나올때 표정이 다르다더니 딱 그짝이다.
욕심은 역시나 화를 부른다. 온갖 재물이 쌓여져 있는 그 곳간은 바로 임금의 곳간이었다. 여기서도 임금의 욕심이 나타난다. 임금님은 크게 노해 한자경이 고초를 치루게 되는데, 이때 전우치가 나타나 구해낸다. 결국 그동안 누리던 한냥마저 받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되고만다.
욕심이라는게 처음엔 작은 것에 만족하다가 나중엔 그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점점 더 큰 것을 바라게 된다. 번쩍 정신이 든다. 작은 것에 늘 감사하고 살아야지.
해학적이고 능청스럽기까지 보이는 그림에서는 글의 느낌을 잘 전달해주는 맛이 있고, 글은 예를 들면
” 쾅쾅쾅 주먹으로 두드리고 발로 들입다 걷어차고 한나절을 아글타글 난리법석이었지.
지쳐서 지쳐서 온몸에 힘이 쭈욱 다 빠졌는데
아따, 고놈의 문은 예고도 없이 왈칵 열려버리네.”
이런식으로 온갖 재미난 표현, 구수한 입담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데 읽어줄때 입에 척척 감긴다고 해야하나? 그림과 글이 잘 어울려 이야기에 빠져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