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그림을 보는 것만으

연령 4~6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1995년 12월 11일 | 정가 12,000원
수상/추천 칼데콧상 외 4건

이 책은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스해집니다.
큰 아이에서 터울진 둘째 아이까지 전 9년째 이 책을 아이들에게 읽어 주고 있어요. 군더더기 없는 말 때문인지 읽을 때 마다 흥겹습니다. 주인공 피터의 얼굴엔 눈만 겨우 찾아볼 수 있을뿐 코와 입 등을 자세히 묘사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야기를 따라 가며 아이의 얼굴 표정을 상상해 봅니다. 피터가 눈을 밟으며 얼마나 설레하고 있는지, 주머니 속에서 갑자기 사라져 버린 눈뭉치를 찾으며 얼마나 당황스러하는지 말이죠. 나무에 쌓인 눈을 막대기로 톡톡 건드려 보는 피터가 얼마나 즐거울지 하고 싶은데로 할 수 있는 어린 피터가 부럽단 생각까지 드네요. 작가가 어쩜 눈에 대한 아이들의 설레임과 기대를 이렇게 간결하게 잘 표현했을까요.
이제 조금 있으면 저희 집 창밖으로도 눈이 가득하겠죠. 그때는 큰 아들, 작은 딸내미와 함께 다시 이 책을 꺼내 읽고,밖으로 달려나가 피터가 되 볼래요. 우리 아들 아직 못 해본게 있거든요. 눈바닥에 누워 ‘천사’ 정말 만들어 보고 싶데요. 맘껏 눈위에서 구르고, 눈사람을 만들어 보며 다시 못올 유년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보세요.
다른 책과 달리 검은 피부의 피터가 등장한 것도 인상적이었어요. 우리가 만나는 대부분의 그림책 주인공은 피부가 하얗게 머리색깔이 노랗고 갈색이잖아요. 작은 부분 같지만 어린 아이들에게 여러 피부색을 가진 주인공들을 접하게 해 주는 것이 인종 편견이 없는 아이로 자라는 첫 걸음이기도 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