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영화로 알려진 슈렉이 유명 작가 윌리엄 스타이그의 그림책이라는 사실에 놀랐어요.
그의 책은 항상 유머와 재치가 번뜩이는데 이 책은 더할나위 없이 그렇답니다. 어린 아이에게 슈렉처럼 말썽꾸러기에 골치덩어리인 녀석을 읽어줘도 될까하는 우려를 했었죠. 그런데 아이가 너무나 좋아해요. 처음부터 끝까지 웃음을 참지 못하며 정말로 입이 함박 웃음이 됩니다.
아이들은 언제나 반듯하고 예의 발라야 한다는 어린이 책의 압박(?)에서 후련히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인가봐요. 슈렉만큼이나 못생기고 삐딱한 공주가 마지막에 영화에서처럼 아름답게 변하지 않고, 그대로의 모습으로 결혼해 앞길을 막아서는 것은 뭐든지 겁주어 쫒아 버리면서 행복하게 사는 것으로 끝이납니다. 마지막까지 우리의 예상을 뒤엎어버리네요. 규칙적이고 바른 것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하는 인간의 마음을 너무나 잘 나타내고 있어요. 아이에게 여유와 웃음을 찾아주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