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발달사를 한 눈에 펼쳐 보여 주는 책이다. 우리 인간의 문명도 웨슬리처럼 시작해서 발전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먼저 먹을 것이 충분히 확보되어야 하고 그 다음에는 입을 것, 그리고 집. 마지막은 문화다. 이 첵에서 웨슬리는 이 단계를 거쳐 자신만의 문명을 만들고 꾸려 나간다. 웨슬리를 따라서 자연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어 가는지 엿보는 재미가 있는 책이라서 아이들도 엄마들도 좋은 공부가 될 것 같다.
웨슬리는 그 마을 아이들과 다르다. 머리도 다른 아이들처럼 짧게 자르지 않았고 축구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웨슬리는 누구보다 똑똑하고 지혜롭고 응용력이 뛰어난 창의력의 소유자다. 그걸 부모님이나 다른 아이들이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것 뿐이다. 그러면서 그들은 자기들과 같지 않다는 이유로 웨슬리를 괴물 보듯하고 따돌렸다.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생각과 똑같은 머리 모냥을 하고 같은 것만을 추구한다면 그게 무슨 재미인가? 그런 세상은 너무나 심심하고 지루할 것 같다.
웨슬리의 눈부신 재능은 여름방학에 시작했을 때부터 나타난다. 바람결에 묻어 온 씨앗을 정성껏 가꿔서 그것을 먹고, 껍질을 이용해서 모자나 옷을 만들어 입기도 한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그럭저럭 흉내 낼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웨슬리는 이 단계를 넘어서 식물의 즙을 이용해서 썬크림을 만들기도 하고 아이들과 함께 노는 놀이 방법도 만들어 낸다. 그 놀이는 우리가 보던 익숙한 경기가 아니라 긴 장대를 발에 끼고 손에는 체를 걸고 하는 것인데 골대도 긴 장대에 매서 하늘에 있다는 것이 참 재미있어 보인다. 웨슬리가 하는 일을 비웃던 아이들이 하나 둘 관심을 갖고 찾아와서 같이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웨슬리가 인정을 받은 것이어서 내 마음이 다 뿌듯했다.
웨슬리는 침대도 만들고 풀의 기름에 검댕을 섞어서 잉크를 만들어서 새로 만든 여든 개의 알파벳으로 웨슬리 나라의 역사를 기록한다. 그 모습은 마치 옛날 어느 아메리카 인디안 추장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자기 힘으로 만든 문명을 웨슬리는 어떻게 썼을지 궁금하다. 알파벳까지 새로 만든 웨슬리의 상상력과 응용력, 창의력이 참 놀랍다. 멈추지 않는 추진력으로 자기 세게를 완성한 작은 영웅에게 박수를 보낸다.
생명이 다해 간다는 것은 더이상 발전이 없는 상태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 세계는 곧 멸망할 수 밖에 없다. 한 세계가 무너지고 나면 다시 새로운 세상이 역사에 등장하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새로운 힘을 가진 자에 의해서 새롭게 만들어 지는 새문명의 시작인 것이다.
웨슬리의 문명은 성공적이다. 아이들이 웨슬리와 비슷해진 모습으로 웨슬리의 뒤를 따르는 마지막 모습이 기대감으로 가득차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