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속에 그림을 그리다보면
우리 집 큰 아이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 자기가 상상한 그림이나 주제를 던져주고 마음껏 상상해 그리라고 하면 반기며 그림을 그린다. 하지만 유치원에서 그리는 그림은 맨날 똑같아서 지겹다고 한다. 이유를 물어보니, 손에 힘을 가득 주고 색칠하는 것을 시킨다고 한다. 자기가 그리고 싶은 그림이나 아니면 그림을 그리더라도 대강 그리고 싶은데 색을 꽉 메워야 하니 재미가 없단다. 자칫 그림에 싫증이라도 나면 어떡하지? 하는 찰나에 마침 유치원에서 이 책을 빌려왔다.
이 책에 등장하는 쥐돌이가 우리 아이 같다. 쥐돌이는 유치원에서 어제 있었던 일을 그리라고 하면 그리는게 재미가 없다. 하지만 싸우는거나 공룡, 아니면 할머니가 강아지를 때리는 장면을 상상해 그리는 것은 재미있어 하는 아이다.
쥐돌이는 어느 그림 전시회에 가게 되는데 그림이 금방 살아나올 것만 같은 그림도 있었고, 낙서같은 그림, 옛 이야기를 생각나게 하는 그림 등등 집에 돌아갈때는 정말로 그림이 좋아져서 화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쥐돌이는 생각끝에 극장 간판 그리는 곰 아저씨를 찾아가게 된다. 곰 아저씨에게 화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여쭤본다. 답은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야 한다는것. 쥐돌이는 그림 그리는게 매번 즐겁지만은 않아서 그림 그리기를 늘 좋아해야하느냐고 되묻는다. 늘 좋아하기는 어렵지만 먼저 마음 속으로 그려보고 다음엔 종이가 마음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그려보라고 한다. 재주가 있다면 아마 화가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조언해준다.
곰 아저씨의 조언대로 마음 속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그렇게 하고나서 그림을 그리니 정말 잘 그려진다. 그림을 그려 엄마,아빠께 보여주니 정말 잘 그린 그림이라 칭찬하신다. 선생님과 곰 아저씨에게도 그림을 보여준다. “정말 잘 그렸다!”, “그래, 바로 이거야!”라며 칭찬해주어 이젠 그림 그리는게 정말 재밌어진 쥐돌이. 엄마는 쥐돌이의 작은그림들을 냉장고에다 붙이고 아빠는 액자에다 쥐돌이의 그림을 넣어 벽에 건다. 그림이 걸려 있는 집은 미술관 같다. 쥐돌이는 벌써 화가가 되었나보다.
큰 아이는 미술 선생님이 되고 싶은 소망이 있는데, 화가도 되고싶고 선생님도 되고싶다고 해서’ 그럼 미술 선생님하면 되겠네.’라는 나의 말에 꿈을 일찍부터 이렇게 정했다. 커가면서 수도 없이 바뀌겠지만 즐거워 하는 일이 직업이 되었음 좋겠다.
그림 그리는 것을 늘 좋아하긴 어렵지만 마음 속에 그림을 그려보고 열심히 그리다보면 화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곰 아저씨의 말이 와 닿는다. 아이들한테는 꿈을 사장시키지 않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어른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