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연령 10~11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0년 9월 30일 | 정가 7,000원

사람이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은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큐피트가 화살을 쏘아서 가능한 일인지, 그 때 눈에 콩깍지가 씌여서 그런 것인지…어떤 것이든 사랑이라는 감정은 놀랍기도 하고 사람을 혼란에 빠트리기도 하지만 인간 세상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감정 중 하나이다. 사랑이 없다면 세상이 얼마나 삭막하고 재미없어질지 상상만 해도 우울해지는 일이다.

처음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주인공 마리의 감정을 섬세하게, 조심스럽게 펴 보여주는 책이다. 처음 이성을 좋아하게 된 마음을 아주 잘 표현하고 있다. 누구나 이런 경험이 없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보편적인 소재로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 같다. 마리의 이야기를 읽고 나니 그맘 때의 내가 생각난다. 그 때 내 마음을 콩당거리게 한 그 아이는 뭘하고 있을까 궁금하다. 이름도 생김새도 희미해질 정도로 오래된 기억이지만 이상하던 마음 때문에 자연스럽게 행동하지 못했던 어리숙한 내가 생각난다.

마리도 별로 다르지 않은 소심하고 걱정 많은 소녀라서 좋아하는 아이에게 먼저 다가서지도 고백하지도 못하고 동성 친구처럼 대하는 그 아이 앞에서 그렇게 감정을 숨기고 만다.

엄마가 마리에게 물어 보지도 않고 반 아이들을 모두 초대한 생일 파티도 마리는 기쁘지 않고 엄마에게 비밀도 생긴다. 사춘기를 통과하는 여자 아이들의 복잡하고 섬세한 심리가 아주 잘 나타나 있다. 엄마는 마리 마음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마리는 엄마가 추축하는 대로 말을 하면서 복잡한 자기 속내는 쏙 묻어둔다. 혼자서 얼마나 답답하고 속이 상할까. 누가 도와야 할까? 나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그냥 넘어갔던 것 같다. 그다지 심한 열병은 아니였지만 처음이였기 때문에 오래 기억에 남는 것 같다.

그 나이 때의 친구들은 샘 많고, 말 만들기 도사들이고, 무슨 말으든 하면 전교에 소문이 좍~ 퍼지게 만드는 아이들이다. 다들 어리고 철이 들기 전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마리에게 입이 무겁고 믿음직한 좋은 친구가 한 명이라도 있었으면 훨씬 나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터놓고 말 할 수 있는 누군가가 한 명이라도 있어야 사람은 사는 법인데…마리는 답답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쿨하게 상황을 끌고나간 마리, 화이팅!이다.

그런데, 아빠에게 생일 선물로 권투 장갑과 교정기를 사달라고 한다는 마리를 부모님은 이해해 주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