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보물을 찾은 기분이다. 횡재! 너무나 재미있고 읽으면서 마음이 즐거워지는 유쾌한 책이다. 혼자서 큭큭큭 웃으면서 읽었다. 딸아이는 왜 혼자 재미있는 책을 읽냐고 같이 읽자고 덤비는데…’아직 네가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란다…초등학생이 되거든 읽어라.’
뚱뚱한 앙리가 다이어트를 결심하고 음식 조절을 하는 부분까지는 평범하게 전개 되었는데 수영장 사건이 터지면서 부터 이야기에 스피드가 붙는다. 뚱뚱한 아이니까 수영 시간이 얼마나 싫었을까 싶은데 아이들이 놀리기까지 하니까 진짜 괴로웠을 것 같다. 게다가 속으로 좋아하고 있던 여자애의 입에서까지 놀리는 말을 듣게 되니까 앙리는 그만 기절하고 만다. 깨어보니까 자기 방, 침대 안이다.
앙리가 다이어트를 하면서부터 집중이 안 되고 받아쓰기 시간에 ‘숨는다’를 ‘먹는다’라고 쓰는 부분이나 밤하늘의 달이 잘 구워진 크루와상으로 보이는 부분 등이 너무나 재미있어서 깔깔거리면서 재미있게 읽었다. 작가의 유머와 상황 묘사가 너무 진짜 같아서 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앙리의 동생도 아주 귀여운데 앙리는 그 아이가 부럽다. 그리고 먹을 것을 밝히는 동생이 자기처럼 둥뚱해 질까봐 걱정을 한다. 하루 하루가 즐거워 보이는 동생이 부럽기만한 앙리의 모습이 안 되보인다. 친구들과 재미있게 노는 일에 빠질 나이인데…
뚱뚱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뚱뚱한 사람을 구박하고 놀릴까?
멸치처럼 바싹 마른 사람보다는 오히려 살이 있는 사람이 더 보기 좋던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뚱뚱한 사람들을 아주 비하하는 경향이 있다. 내가 보기에는 마른 사람들이 더 게으르고 느리고 이기적인 경우가 많던데…흔히 마른 사람들을 바지런하고 열심히 일을 한다고 착각하기 쉬운데 내가 아는 마른 사람들은 모두 엄청 게으르고 느리고 꼼지락거리고 일도 기운이 딸려서 못 하는 것 같았다. 귀찮아서 먹는 일도 챙겨 먹지 않아서 마른 것 같았다.
앙리는 말라깽이 삼촌이 스모 경기에 데려가서 뚱뚱한 것도 좋은 면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고 천천히 자기 존중감을 회복하게 된다. 스모 선수들을 보고 동생 빅토르가 차고 있는 기저귀하고 똑같이 생긴 팬티를 입고 있다고 표현한 부분도 웃음을 터져나오게 만든다.
그 후 학교에서 앙리를 돼지라고 심하게 모욕을 준 아이들을 스모 선수처럼 혼내 주는 부분은 정말 통쾌하다. 앙리가 좋아하던 여자 아이가 입을 딱 벌리고 보다가 자기 생일 파티에 오라고 초대하는 데 앙리는 좋겠다.
앙리가 자신감을 회복하는 데는 엄마의 역할이 컸다. 아들을 위해 같이 다이어트를 하고 말라깽이 삼촌을 불러서 앙리에게 도움이 되도록 배려하고…앙리는 좋은 엄마를 둬서 좋은 어른으로 자랄 것 같다. 역시 아이들의 뒤에는 엄마가 있다. 아이가 어딘가 이상하면 그 부모가 100% 문제 부모다. 아이 키우는 사람의 입장에서 정말 겁나는 말이지만 사실이다. 좀 더 바르고 아이에게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는 부모가 되도록 힘 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