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던 여우의 산지기 되는 성공기를 부재로 삼아도 될 것 같다. 여우를 사람처럼 의인화해서 글을 쓰고 있는데 여우의 의지, 재치, 인정스러움이 담겨 있는 좋은 동화다. 사람과 여우가 서로 믿고 친구가 되는 과정이 웃음이 나오게 만든다.
여우는 자기를 괴롭히는 개가 있는 산지기 집을 떠나 멀리 떨어진 곳에 다시 집을 마련한다. 이 여우느 겉모습은 다른 여우와 비슷하지만 글자도 배워서 인간의말이나 글을 읽거나 쓸 수 있는 똑똑한 여우다.
하지만 똑똑하다고 해도 여우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해 산지기 집에서 탁자 이야기를 듣고 탁자를 가져와서 동물들 앞에서 만신을 당하는 부분은 너무 읏겼다. 이야기일 뿐인데 탁자 서랍에 있던 소세지가 요술 탁자가 준 걸로 생각했던 여우가 너무 웃긴다. 여우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역시 전화로 햄을 주문하는 부분이다. 산지기 아저씨를 흉내내서 햄을 부탁하고는 날름 먹어버리더니 정육점 아저씨의 돈가방을 찾아 주는 눈부신 활약도 한다. 사람들이 여우에게 속아서 약이 올라 길길이 뛰지만 당해내지 못한다. 우리 나라도 여우를 머리 좋은 동물로 보는데 다른 나라도 비슷한것 같다. 하긴 여우라는 동물의 특징이 그렇기 때문에 여우에 대한 생각이 굳어진 것 같다.
여우는 자기가 산지기가 될 수 있을지 연습을 하는데 숲에서 만난 영주를 못 알아보고 쫓아 내 버린다. 그리고 영주에게 편지를 쓴다. 산지기가 될 수 있게 해 달라고. 영주는 그 편지를 읽고 막 웃는다. 왜냐 하면 편지에서 여우가 쫓아낸 사람이 바로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영주는 기꺼이 여우에게 산지기 일을 맡긴다. 속이 좁은 영주라면 자기를 망신 줬다고 잡아 오라고 했을 수도 있는데 영주도 호방하고 여우도 재치있고 운이 좋다.
여우는 자기에게 글을 알려 준 처음의 산지기 아이들이 궁금해서 만나러 간다. 아이들은 여우를 기억하고 있다. 기를 괴롭히던 개 두 마리까지 데리고 여우는 자기 집으로 돌아 온다. 성공한 이의 금의환영인 샘이 된다.
꿈을 품고 그것을 향해 노력하는 여우의 모습에서 배울 점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