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에게
“너는 닥스 선생님이 싫으냐?”
고 물어봐 준다면 나는 너무나 큰 목소리로 말할 것이다.
“아니요, 아주아주 좋아요. 그 선생님 반이 되면 행복할 것 같아요!”
겉모습은 멋지거나 번드르르하지 않지만 속은 아주 알차고 꽉찬 닥스 선생님을 만난 것은 행운이다. 이런 선생님을 다른 선생님들이나 학부모들은 환영하지 않을 지도 모르지만 그 선생님을 겪어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정말 진국인 선생님이다. 표가 나지 않게 아이들에게 관심과 애정을 가득가득 주고 지시하거나 윽박지르지 않으면서 아이들을 올바른 사람으로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그게 닥스 선생님만의 매력이고 능력이다.
처음에 닥스 선생님 반이 된 아이들은 불만이 많다. 선생님의 겉모습도 그렇고 행동도 느릿느릿하고 도무지 아이들에게 관심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속임수다. 선생님은 자기가 하는 일들을 드러내놓는 사람이 아니다. 알게 모르게 아이들에 대해서 알아 보고 배려하고 챙겨주는 부모님의 사랑은 아이들을 선생님 편으로 만든다. 진심이 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생님은 고정관념을 깨트리고 싶어한다. 그래서 다른 선생님과 똑같이 아이들에게 ‘한눈 팔지 말아라’, ‘수업이 끝나면 학교에 안아 있지 말자’같은 생활 목표를 반대로 바꿔 버린다. 아이들은 그걸 싫어하지만 내가 그 반에 있었다면 엄청 좋아했을 것 같다. 그게 인생의 재미다.
선생님은 아이들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아이들끼리 다툼이 벌어졌을 때도 호들갑스럽게, 또는 섣부르게 개입하는 대신 그 아이들이 그걸 기회로 ‘친절’에 대해서 배울 기회라고 말한다. 전혀 선생님의 고정 관념에 끼여 맞춰지지 않는 모습이지만 닥스 선생님은 진짜 선생님이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생각하고 말하고 호흡하는 진.짜. 선생님인 것이다.
학교 다닐 때 내가 만나 선생님들을 떠올려 보는 시간을 갖게 해 준 책이다. 선생님을 잘 만나는 것도 큰 복이다. 닥스 선생님 반의 아이들은 다른 사람에게 따뜻함에 담겨 있는 배려를 할 줄 아는 어른으로 자랄 수 있을 것 같다.
겉모습은 매력적이 아니지만 이 책을 끝까지 읽고 나니까 선생님이 아주 멋지게 생각돼서 만나고 싶다. 그리고 나도 한 수 배우고 싶다. 사람을 향해 활짝 열려 있는, 인생에 대해 열정과 애정을 갖고 있는 닥스 선생님의 철학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