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은 아이들이 어릴 수록 동경의 대상이다. 선생님은 화장실도 안 가고 잠도 안 잘 것 같다고 생각하는 아이들도 있다고 들었었는데 이 책에 나오는 막심은 그 정도로 심각하게 뭘 모르는 아이는 아니지만 선생님을 많이 좋아하는 아이다. 그래서 선생님과 결혼하고 싶어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좋아했던 선생님이 생각났다. 그 분들은 어디서 무얼하고 계실까? 아직도 그 때의 우리같은 말썽쟁이들에 둘러 쌓여서 살고 계실까 궁금해진다. 막심처럼 선생님과 결혼 하고 싶다는 생각까지는 하지 않았지만 종경하고 좋아하는 선생님이 있었다. 누구나 그런 스승 한 분 정도는 마음 속에 살아있을 것 같다. 막심을 보면서 학생일 때의 내 모습이 겹쳐 보였다.
막심은 선생님을 멋지게 구할 수 있는 소방수, 모두들 자신을 감탄의 눈으로 지켜 볼 수학자, 우주 비행사기 되어서 선생님과 결혼 하는 상상 속에서 수업 시간을 보낸다. 우주 비행사가 되면 달나라에서 결혼식을 하고 신혼 여행도 그 곳으로 갈거라고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막심이 너무 재미있다. 보통은 여자 아이들이 이런 상상을 많이 할 것 같은데 남자 아이가 이렇게 구체적으로 계획을 짜면서 선생님을 무진장 좋아하는 게 웃긴다. 수학을 잘하는 자기 반의 다른 친구까지 질투해 가면서…
그 나이 때의 어린 아이들의 엉뚱하지만 재미있는 상상을 엿볼 수 있어서 재미있다. 조금 더 크면 막스는 자기가 선생님을 좋아했었다는 것도 잊어 버리고 또래의 여자 아이나 연상의 선배를 따라다니겠지. 순진한 초등학교 교실에서나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요즘처럼 아이들이 너나 없이 똑똑할 때는 유치원에서 선생님하고 결혼 하겠다는 애가 없을 것 같다.
아이들이란 순진하고 순수해야 예쁘다. 지나치게 똑똑한 척하는 아이나 이기적인 아이들은 정말 어른인 내가 봐도 정이 똑 떨어지고 무섭다. 그런 아이들이 커서 얼마나 이기적인 어른이 될까 걱정이다. 그에 비하면 막스는 정말 귀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