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보아도, 어때요? 뭔가 강압적인 냄새가 나면서 으스스해지지 않나요?^^
참 재미있다고 추천해드리고 싶은 그림책 중에 하나예요.
한편의 시를 읊듯이, 물 흐르듯이 흐르는 문체가
이야기의 구성을 더욱 재미있게 해줍니다.
문이 열리고 하나가 나왔어.
하나가 들어가고 넷이 남았지.
문이 열리고 하나가 나왔어.
하나가 들어가고 셋이 남았지.
마치 그 다음번에는 으스스한 분위기를 풍기며, 목을 조르는 듯한
살벌한 말투로, “다음엔 너, 네차례야!”할것만 같네요.
처음에 책을 펼쳐 들었을 때는 사실 무엇이 문제인지 알지 못하고
그져 뒤에 결과를 보면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건지 알 수 있겠지 싶었습니다.
그런데 후미에 가서야 아차 싶더라구요.
바로 이 어두컴컴한 복도 의자에 어딘가 불편해 뵈는 친구들이
앉아 있는 곳은 바로 병원이었던 겁니다.
그제서야 다리 한쪽이 없는 오리나, 팔과 눈을 다쳐 붕대를 친친 감고있는,
다음 자신의 차례를 두려운 마음으로 가슴졸이며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우리 윤진이는 이제 19개월이 다되가는데, 요녀석 병원 입구에만 들어가도
이미 분위기를 알아 차리고는 자꾸 집에 가자고 조릅니다.
그런데다 의사선생님 앞에 앉힐라 치면 그때 부터는 전쟁이 시작되는 거지요.
잠깐이면, 아주 잠깐이면 되는데 아기는 그 순간이 마치
몇시간이라도 되는냥 자지러지게 울어제칩니다.
그렇게 우리 윤진이처럼 나이어린 아가부터 시작해서 이미 초등생이 되어도
병원문이 마냥 높고 두렵기만한 아이들의 그 두려운 심리를
너무나 잘 묘사해 놓은 그림책입니다.
그렇지만 언제나 복병은 숨어있기 마련.
이 그림책에서의 복병은 바로 환자를 너무나 따스하고 밝게 맞이하고 계시는
바로, 의사선생님입니다.
그 미소만으로도 이미 환자들은 반은 치료받은 것이나 진배 없는듯 해보여요.
우리 아이들의 두려운 심리를 통해, 그 높고 높기만 한 병원 문턱을
부드럽고 또 낮은 온상같은 병원의 힘을 끌어내려한 그림책이예요.
우리 아이들이 이 그림책을 통해 만난 의사선생님으로 인해
병원은 필요시에 꼭 가야하며, 그렇게 잡아먹을 듯 무서운 곳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주기를 바래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