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게 말 걸기란 제목을 접했을 때, 귀여운 고양이가 주인공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담벼락에 앉은 표지의 고양이도 그러한 나의 생각을 도왔습니다.
그런데 실제론 나란 여자 아이가 혼자 노는 법을 보여 주네요.
금붕어에게 동화책 읽어주기.
투명 인간에게 옷 입히기.
냉장고에 사는 눈사람에게 인사하기.
고양이가 말하기를 기다리기.
걸리버 되기.
도로랑 집이랑 바꾸기.
목욕하다 거울 속으로 들어가기.
등등 혼자 놀 수 있는 기발한 방법이 너무도 많네요.
그런데 나는 왜 혼자 노는 것일까요?
이토록이나 재미있는 놀이들을 친구나 엄마와 함께하면 더 재미있었을 텐데요.
혼자서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었을까요?
그런데, 왜 저는 상상력이 돋보이는 그 놀이들에서 아이의 외로움이 느껴질까요?
또 한가지.
이 책은 국내 작가에 의해 쓰여졌습니다.
그런데, 다른 많은 국내 작가들이 바로 이웃의 얘기를 하듯 사실적으로 표현한 것과 달리 이 책은 내용도, 그림도 너무 외국 그림책을 닮아 있네요.
책을 다 읽고서는 책을 쓴 이와 그린 이를 다시 한 번 확인했을 정도이니까요.
하지만…
이러저러한 선입견이나 고정된 생각의 틀이 없는 아이는 즐거워했습니다.
어떻게 거울 속으로 들어갈 수 있냐며 자기도 들어가고 싶다고 한참을 조르기도 했구요, 읽을 수 있는 몇 권의 책을 어항 앞에 가져다 물고기에게 읽어준다며 한참을 앉아 있기도 했습니다.
그림책을 온전히 그림책으로만 받아들이며 즐기는 아이가…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