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지어라 던지어라 울 밖에다 던지어라 울대 밭에 던지어라
던지어라 던지어라 산 밖에다 던지어라 산대 밭에 던지어라
이름은 버렸다 버리데기로 지어놓고 던졌다 던지데기로 지어놓고
울 밖에다 던지어라, 산 밖에다 던지어라”
일곱번째 공주로 태어났다 하여 버림받은 바리 공주.
일곱살 어린 나이에 아버지 살릴 약물 구하러 길을 떠난다.
“여섯 언니 못가는 길 어찌 제가 가오리오만은
이세상 태어나게 한 부모 은혜를 입었으니 제가 가겠습니다”
온갖 고초 다 겪으며 수양산에 들어가서 일곱 아들 낳을 때까지 부모 그리는 마음 절절하더라.
돌아와 이미 죽은 아버지 어머니 살려내는 바리 공주.
상을 준다하니 부모 허락 없이 결혼한 죄 용서해달라 하는 바리 공주.
버려진 삶이 가여워서 눈물이 나고, 죽을 고생 마다하지 않는 그 효심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이런 전래 동화를 언제 또 보았던가.
소리 내어 읽으면 읽을수록 이야기는 맛깔 나고, 슬프고도 한국적인 느낌의 바리공주 그림 또한 독특하다. 한편으로는 슬프고 또 한편으로는 화가 나는 이야기이지만 자꾸만 읽어보고 싶어진다.
아이들 눈높이로 억지로 낮춰쓴 책이 아니라, 우리의 옛날 이야기를 우리의 정서와 맛으로 풀어낸 전래 동화라 말하고 싶다. 그리고 이 책은 반드시 소리내어 읽어주거나 읽어보기를 권한다. 김승희 시인의 글이 운율감이 있으면서도 옛스러운 아름다움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