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흥미로운 수학의 원리가 술술술
딸아이가 이 책을 좋아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수학을 싫어하는 아이가 제목에 ‘수학’이란 단어가 턱 하니 들어가 있는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온 날 깜짝 놀랐다. 그리고 재미있다는 한마디에 바로 책을 주문했다. 아이는 수시로 책을 들여다보며 킬킬대곤 했다. 그래도 수학책인데 재미보다 공부 쪽에 더 가깝겠지 하는 생각에 쉽사리 책에 손이 가지 않았다. 나 역시 수학이라면 좋지 않은 기억이 많은 과목이니까. 더구나 만만치 않은 두께는 책을 읽기도 전에 마음을 짓눌렀다.
이 책은 수학 공부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재미있게 지루하지 않게 가르쳐준다. ‘빨리 혹은 정확하게 계산하기’가 아닌 원리를 찾아내고 이해하도록 해준다. 수학이 지겨운 아이 로베르트의 꿈속에 나타난 수학 귀신과 나누는 간단한 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런 과정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냥 읽기만 해도 수학에 대한 흥미가 생긴다. 내가 수학을 공부하는 동안 선생님한테 이런 원리들에 대해 들은 기억은 거의 없다. 그냥 계산해서 답을 찾는 데만 급급했던 것 같다.
껌 더하기와 껌 나누기로 배우는 무한히 큰 수와 무한히 작은 수, 깡충뛰기로 배우는 거듭제곱, 근사한 수 소수, 이치에 어긋나는 수 무리수와 제곱근, 삼각형 숫자와 정사각형 숫자의 비밀, 토끼 시계로 배우는 피보나치 숫자, 파스칼의 숫자 삼각형, 꼭지점 면 선을 통해 배우는 오일러의 공식 등 수학 귀신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신기하기만 하다. 이게 다 뭔가 싶겠지만 책을 읽다 보면 이미 우리가 다 알고 있는 것들임을 알게 된다.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한 숫자들 속엔 숨겨진 비밀들이 많다. 그 비밀을 로베르트와 수학 귀신이 꿈속에서 만나 하나하나 풀어 나간다. 로베르트의 수학 선생님 보켈 박사는 지겨운 계산 문제만 풀도록 한다. 그러니 선생님도 수학 시간도 지루하기만 하다. 하지만 수학 귀신을 만나 그 계산의 비밀을 알아낸 이후 로베르트는 그 계산 문제마저 재미있어 한다.
로베르트의 꿈속에서 수학 귀신을 만나다 보면 원리만 알면 수학은 결코 어려운 공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아이들은 자신의 꿈속에도 수학 귀신이 찾아와 주길 간절히 희망할 것 같다. 수학을 잘하고 싶은 것은 모든 아이들의 희망이니까.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물론 싫어하는 아이들도 모두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더 좋아하게 될 것이고, 싫어하는 아이들은 그동안 수학을 싫어한 것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할 것이다. 우리 아이는 2학년인데도 재미있게 읽고 있다. 책읽기가 되는 아이라면 학년에 관계 없이 읽혀도 좋은 책이다. 어려운 이야기는 그냥 넘어가면 된다. 언젠가는 고개를 끄덕이게 될 날이 올 테니까. 엄마 아빠가 함께 읽고 수학의 원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면 금상첨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