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읽는 책의 즐거움.

시리즈 비룡소의 그림동화 51 | 글, 그림 낸시 태퍼리 | 옮김 박상희
연령 2~5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1999년 3월 17일 | 정가 12,000원
수상/추천 칼데콧상 외 2건

그림으로 읽는 책의 즐거움.

글보다는 그림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그림책은 그림을 보면서
이것저것 이야기할 거리가 많아서 오히려 아이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도 한데
이 책 ‘아기 오리는 어디로 갔을까요?’가 그렇다.

돌을 막 지나고 이 책을 보게 된 우리집 아이는 장면 장면 마다 숨어 있는 아기오리를
찾아 낼 때마다 얼마나 좋아라 했는지, 보고 또 보고를 반복했다.
아이와 덩달아 엄마인 나도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 잃어버린 아기 오리를 찾아내다가
마지막에 엄마 품으로 돌아가 모두 함께 잠을 자는 모습을 보면서
‘휴 다행이다’ 하는 안도의 숨을 내쉬기도 했다.

돌을 맞이하는 아이, 돌을 막 지난 아기들이라면 누구라도 이 그림책에 빠져 들것만 같다.
좀 더 큰 아이들과는 말없이 그림으로만 표현된 장면을 보면서
엄마 오리가 하는 말, 그리고 다른 오리형제들이 하는 말을
생각해내서 말주머니를 만들어 이야기하다보면 또 따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어른인 나는 책을 자꾸 읽다보니
이 한마리 아기 오리가 참 귀엽기도 하고, 엉뚱하기도 하다.
다른 형제들은 다 둥지에서 가만히 있는데 이 한마리만 나비를 보고 쫒아간다.
날아가는 나비를 쫓아서 이곳 저곳을 돌아다닌다.
다른 형제들이 모두들 “큰일 난다. 어떻게 하려고 그래, 가지마.” 하고 말하는 듯 하는데도
아기오리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비를 쫒아간다.

아마 이 아기 오리는 두려움이 없거나, 호기심이 많거나 그럴 것만 같다.
훨훨 날아가는 나비가 아이 오리 눈에는 마냥 신기해보이고
뒤를 쫒아가다보면 새로운 세상을 만날 것만 같은 느낌이었으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다시 엄마 품으로 돌아 왔을 때 느끼는 포근함과 안정감은 아기 오리가
또 다른 세상을 만나러 가게 되는 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