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렸을 때 부터 남들 앞에 나서는 것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발표를 하는게 재미있어서
발표 수업을 할 때에는 차례가 되지 않았는데도
친구에게 부탁해서 대신 하는 적도 많았었죠.
하지만,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제 큰아이는
교탁 앞에만 나서면 얼굴이 빨개지고 목소리가
너무 작아져서 맨 앞의 친구도 알아듣기 힘든 정도입니다.
이 책을 아이와 함께 보면서 제 이야기와 아이의 이야기를
섞어가며 대화했던 기억이 나네요.
아이의 자신감… 제 자리에서 일어서면 그래도 괜찮은데
아직도 칠판 앞은 좀 힘이든 모양이더군요.
그래도, 책을 읽고 엄마와 이야기를 하면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니 좋은 책의 교훈은 아이를 변하게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슷한 경험들이 많은 아이들과 그의 부모님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백마디의 말 보다는 책을 통한 간접 경험에서
아이들은 더 큰 것을 얻고 움직이게 되는 법이니까요.
목요일 아침이면 항상 배가 아픈 에르반…
구구단을 아무리 외워도 칠판 앞에만 나가면
입도 달싹해 볼 수 없는 용기없는 아이,
엄마는 초콜릿을 너무 많이 먹었기 때문이라고 하시고
아빠는 게을러서 학교에 가기 싫은게 이유라고 하시죠.
목요일이면 학생 하나를 불러서 칠판 앞에 나가
수학 문제를 풀게 하시는 선생님,
그래서 에르반은 목요일이면 꼭 배가 아픈 거였죠.
그런데, 어느날 선생님께서 연수를 가시면서
새로 오신 비숑 선생님을 소개해 주셨는데
선생님이 긴장을 해서 귀가 빨개진 것과
눈도 제대로 못 맞추는 것을 보고는
용기를 얻게 되죠.
씩씩하게 칠판 앞에 나가서 구구단을 모주리
외워버리고는 의기양양하게 집으로 돌아옵니다…
책을 읽으면서 또 느꼈던 점은 책속의 몇 구절들이
계속 생각이 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이가 왜 아픈지를 물어보지 않고
어른들의 생각이나 짐작이 맞다고 여기며
왜 아픈지 물어보지 않는 부모님,
그리고 자기들이 옳다고 생각될 때
아주 좋아하는 모습을 아이가 먼저 알고는
아무말도 안했다는 부분에서 내가 과연 내아이에게는
어떤 존재일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이의 행동에 대해서 왜 그러는지 부드럽게 물어볼 줄 알고
잘못된 일이 있을때도 한번 더 생각하고
타이를 줄 아는 부모가 되어야겠다는 생각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