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은 지겨워?
제목을 보면서 열심히 체험학습 다닌다고 내 아이를 혹 고단하게 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았다. 우리 아이 경우 외려 무슨 무슨 대회를 준비한다고 박물관이나 과학관등을 못 가는 것이 속상하다고 하니 내 경우는 무슨 무슨 대회 출전시키기를 자제해야겠지.
이 책 주인공 ‘나'(내가 읽으며 찾았지만 이름은 어디에도 안 나와 있다. 부모님이 부를 때도 너라고 되어 있기에)는 부모님의 문화 중독증 때문에 일상 생활의 대부분을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많이 보내야 한다.
그런 곳을 거의 다녀 보지 못한 아이들에게는 부러워 죽을 것 같은 일일텐데, 이 책 주인공은 거기를 가는 것이 곤욕인 것처럼 이야기가 그려져 있기에 처음 시작 얼마는 열성인 엄마로서 나는 당황 아닌 당황을 했다.
뱃속에 있을 때부터 좋은 그림을 보여주고, 박물관을 찾아 다닌 정성은 그럼 아예 없다는 말인가? 거기에 더해 아예 박물관에 가서 그림이 뭐가 있는지 전시물이 뭐가 있는지 쳐다볼 생각은 않고 심심하다면서 장난 치다가 것도 모자라 작품 갯수가 총 몇 개인지 그런거나 세고 있었단 말인가? 정말이지 이 아이는 보람이 없게 만드는 아이군. 이란 생각이 들 즈음, 아이는 어째 미술관에 전시된 유명 작가들이 전부 이 세상에 없는 사람임을 발견한다. 그리고 부모에게 말하자 그 부모는 너무 기뻐하였다. 나 조차도 이런 아이에게 저렇게 열심히 데려고 다니는 것은 무의미해라고 느꼈기에 주인공의 발전을 내 일처럼 기뻐하였다. 그리고 데려간 화랑에서 아이는 대형(?)사고를 한 건 친다. 화가가 실제 살아있는 사람인지 확인하려고 매달리다가 이번에는 깨닫기까지 한다. 예술가는 자기만의 스타일과 독특한 붓놀림을 통해 무언가를 말하는 것이라고… 거기에 자기 생각이 잘 표현될 때까지 끈질지게 그림을 그리는 것이라고…. 그리고는 말한다. 작품이 그려져 있는 액자앞에서 그 불안하게 보이는 화가에게 마지막 빈 액자를 보며 아주 아이답게 솔직하게….
“이건 그리다 만 거예요?”
호호호 이 때부터 나는 아주 많이 웃었다. 참 솔직하게 아이의 시선으로 쓴 글이 아닌가 싶다.
수지 모건스턴의 글을 좀 더 접해보고 싶었다.
자신의 생일날 부모님이 유일하게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가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서커스, 인형극, 운동 경기, 혹은 영화관에 갈 수 있는 날인데, 대뜸 부모님께 박물관을 가자고 이야기 한다.
며칠 전부터 초록색 화살표를 붙이면서 방에 무언가를 만든 듯한 아이. 박물관 여는 시간을 정한다며 한 참 기다리게 하고, 거기에다 무엇이 튀어 나올지 몰라 부모를 불안하게 하면서, 즐거운 아이. 그 아이 때문에 나중에 나는 더욱 감동을 받았던 듯 하다.
아이 방 박물관이 이윽고 문을 열고 티켓을 받고 입장 시켰던 아이는 자신이 오래 썼던 낡은 이불, 망가진 인형,그림, 포스터, 운동화등을 전시하고, 전시품에 이름, 쓰임새, 좋은 점까지 다 적어 두어 멋지게 전시해 두었다. 그 부모님은 그 박물관이 마음에 든 것 같고, 주인공도 박물관 만들기가 아주 재미있었다며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박물관 간 것이 그 때마다 진지하게 작품을 돌아보고, 빠지게 하지는 않았더라도 아이에게 많은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낡은 이불로도 멋지게 전시할 수 있는 아이 이미 박물관에서도 무엇보다 큰 감성을 받은 것이 아닐까? 내 아이가 지겹다고 할 만큼 열심히 물? 미술관에 발품을 파는 엄마가 되어야 하는데…라며 작품을 읽으며 잠깐 맺힌 눈가의 눈물을 훔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