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틈 사이로 간신히 불빛이

연령 5~7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1년 5월 23일 | 정가 13,000원
수상/추천 독일 룩스상 외 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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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틈 사이로 간신히 불빛이 새어나오는 으스스한 분위기 속에 앉아 있는 다섯 장난감.
어딘가 한 군데씩은 불편한 모습으로 겁에 질려 있습니다.
모두들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누군가 음산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다음엔~~~ 너야!!”

“으~악.”하고 비명이라도 나올 듯한 분위기입니다.
도대체 이들에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요?

[문이 열리고
하나가 나왔어.
하나가 들어가고
넷이 남았지.
문이 열리고
하나가 나왔어.
하나가 들어가고
셋이 남았지.]

한 편의 말놀이 동시를 읽는 듯한 글귀들 속에 긴장감은 더해가고 드디어,

[마지막 하나가 들어가면
다음엔 너야.]

드디어, 그 순간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주인공은 결의에 찬 모습으로 [이제 들어간다.] 합니다.

이제 어떻게 될 것인가 하고 손에 땀을 쥐게 되는 순간입니다.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질까? 하는 긴장감은, 그러나 다음 순간 [안녕하세요, 의사 선생님.] 하는 인삿말과 함께 등장한 환한 얼굴의 의사 선생님을 마주하며 눈 녹듯 녹아내립니다.
그리고는 맥없이 피식 웃게 되지요.
그러고보니 안으로 들어갔다 나오는 장난감들의 얼굴 표정이 모두 밝습니다.
모두 말짱해진 모습이었구요.
처음엔 잘 보이지 않던 것들이 마지막에 등장한 의사 선생님을 뵙고서야 눈에 들어옵니다.
공포는 실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란 말이 떠오르는 까닭도 여기에 있지요.

다음엔 너야 이 책을 마주한 느낌은 한 마디로 유쾌합니다.
병원 대기실에서 행여 다른 아이의 울음 소리라도 듣게 되면 바싹 긴장하여 경직되고 마는 우리 아이들이 생각나 더욱 마음이 가기도 하구요.
무엇보다 아이의 공감을 100% 얻은 다음엔 너야이기에 저는 대만족이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