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테일러와 장난감 아기 곰 비디는 서로를 좋아하는 친구입니다.
숨바꼭질도 함께 하고, 테일러가 비디의 태엽을 감아주기도 하지요.
침대도 나란히 두어 꿈 속 여행도 함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겨울날, 테일러가 가족 여행을 떠납니다.
그런데 비디와 함께 가지 않네요.
테일러에게 가족 여행이 너무 신이 났던 걸까요?
그만 비디에게 언제 돌아올 지 얘기하는 것을 잊어버립니다.
처음으로 혼자가 된 비디.
자신을 데려가지 않은 테일러가 조금은 원망스러울 법도 한데, 오히려 비디는 책을 보며 즐거워하네요.
그러다 곰은 동굴에서 사는 용감한 동물이다.라는 글귀를 발견하게 됩니다.
자신이 장난감이 아닌 진짜 곰으로 착각한 비디.
테일러의 망원경으로 자신에게 맞는 동굴을 찾아냅니다.
그리고 떠나지요.
자신의 몸집에 딱 맞는 동굴을 찾아낸 비디.
그러나 기쁨은 잠시였답니다.
웬일인지 한숨도 못 잤거든요.
동굴에서 잘 지내기 위해서 뭔가가 더 필요하다고 느낀 비디는 테일러와 함께 살던 집으로 갑니다.
그리고는 자기가 쓰던 작은 베개를 가지고 옵니다.
그래도 뭔가 허전하다고 생각한 비디는 손전등을, 그 다음엔 신문을 가져 옵니다.
그러나 웬일일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디의 허전함이 채워지지 않는 겁니다.
그 때 들려오는 쿵쿵거리는 발소리.
비디는 겁을 먹고 움직이려 하지만 그만 태엽이 다 풀려버렸습니다.
그래서 뒤로 벌렁 누운 채로 소리치지요.
“거기 누구야?”
돌아온 목소리는 너무도 반가운 테일러의 것입니다.
“나야, 테일러! 내 곰돌이를 찾으러 왔어!”
그리고는 태엽 열쇠로 비디의 태엽을 감아줍니다.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주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이 얼마나 기쁜 일입니까?
잠시 떨어져 있었던 테일러와 비디.
이제 둘은 둘에게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았고, 또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손을 잡고 언덕을 내려와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날 밤 비디는 참으로 편안히 잠자리에 들 수가 있었답니다.
[여러분은 이렇게 행복한 곰돌이를 본 적이 있나요?]로 끝나는 이 책은 이것저것 꾸밈 말을 섞지 않고서도 감동이 전해져 옵니다.
그러나 그 감동은 감동으로만 끝나지 않고 진정한 친구가 무엇인지, 또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감동에 생각할 꺼리가 더해진 것이지요.
서로의 곁에서 함께 할 수 있음에 세상 모든 것을 가진 듯 행복할 수 있는 친구, 테일러와 비디.
비록 장난감 곰돌이와 곰돌이의 소유주 관계이지만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너무도 애틋해서 그들이 부럽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을 손길 한 번이 조심스러운 판화를 금방 찍어낸 듯한 그림으로 표현했지요.
그림은 손이 닿으면 거칠거칠 그 감촉이 손끝으로 전해져 올 듯 합니다.
흑백의 심심함은, 오히려 그러하기에 테일러와 장난감 곰돌이 비디의 친밀감을 더욱 느낄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하구요.
그래서 이 책은 화려한 색감의 책들 중간에 넣어 함께 읽으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의 눈을 쉬게 하는 휴식처가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