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감정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작가의 재능이 너무나 놀라운 작품입니다.
어른 아이 할것 없이 사람들은 모두 마음속에 걱정거리가 있기 마련이지요.
걱정의 많고 적음과 심각성의 차이일 뿐이지 걱정은 마음 한켠에
무거운 추를 둔 듯한 느낌을 준답니다.
“겁쟁이 빌리”는 걱정을 많이 하는 아이 빌리의 심중을 실감나는 표정과
그림으로 잘 보여줍니다. 신발을 걱정할땐 침대에서 부터 창문까지 신발들의 행렬이 보이고
구름이 걱정될 땐 빌리의 침대 위에 우중충한 구름이 자리잡죠.
그리고 비가 걱정될땐 빌리의 방이 온통 물바다가 되고, 새가 걱정될땐
아주 큰 새가 빌리를 부리에 물고선 날아가는 상상을 하지요.
정말 아이다운 상상이지 않나요?
그런 빌리의 걱정을 사실 부모님은 그리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거 같습니다.
조금은 판에 박힌 듯한 말로 아이를 위로하지요. 하긴 저도 실제로 급하고 중요한 일이
아닐 판단해서 빌리의 부모님같은 대답을 했을지도 몰라요.. 물론 이젠
그렇지 않지만요. 현명한 대답을 이 책을 통해 배웠거든요.
이런 빌리에게 구원군이 생겼답니다.
바로 할머니지요. 아~ 때마침 등장한 역시나 지혜가 충만하신 할머니입니다.
할머니가 빌리에게 선물해주신 것은 모양새도 너무나 깜찍한 걱정인형입니다.
걱정인형이 얼마나 좋았으면 빌리는 이름도 붙여주었답니다.
항상 침대맡에 두면서 빌리는 정말 간만에 걱정없이 잠을 푸욱 잤답니다.
이때 빌리 표정을 보셨나요? 솜털위에 누워 자는 듯한 한결 가벼워진 표정을요….
정말 저절로 미소가 떠오르죠. 저도 걱정으로 잠못드는 빌리가 안 쓰러웠거든요.
근데 이 동화의 재미는 또 있습니다. 바로 걱정인형이 걱정되기 시작하는 빌리의 마음이지요.
결국 빌리는 걱정인형의 걱정인형을 만들어주고 또 걱정인형의 다른 걱정인형을 만들어줍니다.
페이지를 가득 채운 걱정인형은 보고 있으면 저절로 마음이 가벼워지는듯 합니다.
사실 저도 요즘 이런저런 집안 일로 마음 한켠이 무거웠거든요.
육아 문제도 그렇고 딱히 마음을 털어놓을 때도 없구요. 일기쓰기도 누가 볼까 두렵기도 하지요.
저도 빌리처럼 저만의 걱정인형을 만들어볼까 합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가 좀 더 컸을때 아이만의 걱정인형도 만들어주렵니다.
자신을 이해해주고 들어주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마음에 놓일까요?
겁쟁이 빌리는 이제 더이상 겁쟁이가 아니랍니다. 왜냐하면 마음의 친구 걱정인형이 있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