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아버지의 유대감은 어머니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듯 하다.
어머니가 아이에게 주는 사랑은 한없이 따스하고 부드럽다면
아버지가 아이에게 주는 사랑은 강하면서도 묵직하다고 할까.
아들을 키우는 덕분에 난 평소에도 남편에게 이것저것 조금씩 요구한다.
엄마가 책을 읽어주는 것도 좋지만 아빠의 음성이 아이에게 정서적으로 도움이 된다거나
함께 블록을 가지고 재미나게 놀아달라거나 혹은 목욕을 시켜달라고 부탁을 한다.
내가 따로 부탁하지 않아도 남편은 가능하면 아이와 함께 모든것을 하려고 한다.
나의 어릴적 아버지는 항상 가정 밖에 계셨다. 딱히 일이 바쁘신것도 아니었지만
유복자로 자라셔서 그런지 아버지의 역할을 잘 모르시는듯했다.
내심 내 남편의 듬직한 아버지 상에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내가 못 느꼈던
아버지의 정을 내 아이는 담뿍 받으면서 자랄거란 생각에 가끔 목이 메이기도 하니깐 말이다.
“아빠가 좋아” 이 책은 아빠곰과 아기곰의 사랑이 묻어나는 예쁜 동화이다.
일 때문에 오랜만에 돌아오신 아빠를 엄마곰과 아기곰은 사랑이 담뿍 당긴 포옹과
뽀뽀로 맞이한다. 아빠와 함께 하는 아기곰의 모습은 정말 행복해보인다.
아빠와 함께 낚시도 하고 산책도 하면서 부자간의 정을 오랜만에 느낀다.
듬직한 아빠곰의 모습과 자그만한 귀여운 아기곰의 표정과 행동에
웃음이 나는건 내 남편과 아이의 모습이 언뜻 비쳐서 그런지도 모른다.
마지막에 늘 팬케익과 꿀을 맘대로 먹으려던 아기곰이 아빠를 따라 팬케익 세장과
꿀 두숟갈을 먹겠다는 부분에선 “아~ 역시 부모가 본을 보이는것이 기본이구나”
무릎을 딱 치게 되었다. 아이에게 교육적으로 무언가를 가르치기 보다는
아이의 눈에 자연스레 비치는 부모의 바른 생활이 아이의 몸에 베는게
좋으니깐 말이다.
우리 가족을 보는 듯해서 괜시리 기분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