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갓 두돌을 넘기 정현이는 따라쟁이다. 좋아하는 동요가 나오면
정확하지 않은 발음으로 곧잘 따라부르려 애쓰고, 사촌누나만 만나면
누나가 하는 행동을 모조리 따라한다. 텔레비젼에 좋아하는 동물이
나오면 이름을 대면서 동물들의 특유의 행동을 모방한다.
스폰지 처럼 너무나 잘 흡수하는 아들녀석을 보면서 아이들의
학습속도와 창의성에 놀랄 뿐이다.
“바로 나처럼” 이 책은 유아기의 한창 모방놀이에 재미를 들린 아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한 소년이 집 주변의 가축들과 동물들을 쫓아다니면
울음소리와 행동을 따라한다. 귀여운 소년은 동물들의 이름도 이쁘게
붙여 불러준다. 개 비기, 수탉 코기, 돼지 펄, 암소 룰루, 거위 콩키, 늙은말 플로라,
염소 스펑키.
무조건 동물들의 행동을 모방하기 보단 적절히 따라하는
소년의 심리가 재미나다.
특히 진흙탕에서 진흙목욕을 하며 뒹굴며 노는 돼지 펄을 따라하는 부분에서
진흙탕 옆의 맨땅에서 뒹구는 모습을 보면서, 내심 진흙으로 엉망진창이 되어
엄마에게 혼날까 걱정하는 어린 아이의 심리를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암소 룰루를 따라 걷는 모습에서 너무나 순진하게 룰루처럼
풀을 뜯으며 걷는 소년의 모습은 웃음짓게 만드는 유머가 있었다.
마지막에 저 멀리 아빠를 보고선 냉큼 달려가는 아이의 모습은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볼 수 있었다. 동물을 따라하지 않고
바로 나처럼 똑바로 힘차게 뛰어가는 소년.
아빠와 함께 배를 타고 멀리 나아가는 소년의 모습이 훌쩍 성장한 듯 보여
뿌듯해보였다.
이 책은 독특하게 판화를 이용한 삽화가 인상적인데 흑백의 그림 속에서도
동물들의 특성을 잘 엿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등장하는 다양한 가축과 동물들에
대한 자연관찰적 접근도 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