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줄 고마운 책이네요.
누구나 한번쯤 땅을 계속 파나가면 지구 반대편에 뭐가 있을까
궁금해했을 법 합니다. 저도 어릴적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안 후
지구 반대쪽엔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을까 궁금했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지구 중간에 뭐가 있는지 젤 궁금했습니다.
지금에야 지구의 내부는 맨틀, 액체로 이루어진 외핵, 고체로 이루어진 내핵
으로 이루어져있다는 딱딱한 과학 상식을 알고 있지만
사실 이를 알고선 적잖이 실망하기도 했답니다. 지구 내부에
별세계가 있을줄 알았거든요. 지하세계가 존재하리라 믿었으니깐요.
아이가 자라서 정확한 과학지식을 요구하기 전엔 절대로 지구내부구조에
대해 알려주고 싶지 않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아이의 상상력에
또 하나의 껍질이 더해지겠지요.
한 소녀가 있습니다. 종이에 그림을 그리고 그 아래 종이에 그리고 또 그 아래 종이에 그리고
탁자 밑을 지나 마루 바닥을 지나 집 지하실을 지나 결국
지구 반대편에 도착합니다. 반대편에 도착하면서 그림 또한 거꾸로 보여지는데
이 또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네요. 뒤집힌 그림으로 진행되는 이야기 중간 부터가
또다른 재미를 선사하네요. 아이처럼 고개를 삐딱하게 젖혀서 보기도 하고 책을 거꾸로
들고 보기도 했네요. 책 표지의 뒷편에 지구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에게 지금 밟고 서있는 땅의 전체 모습이라고 얘기해 주는 것도 좋을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