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저는 아이들의 책을 고를 때 무척 깐깐한 편입니다.
남편은 책의 내용과 리뷰 그리고 가격까지도 따져가며 책을
고르는데 요즘엔 비룡소의 책들을 자주 고르더군요.
저는 가격을 뺀 나머지 부분들을 잘 살펴보는데 삽화가 예쁘고
눈에 띄는 책들은 아이들보다도 제가 더 좋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일까, 솔직히 이 책은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책을 구입하면 아이들보다 저희 부부가 먼저 읽고
그런 다음에 읽어주면서 자연스럽게 책을 권하곤 하는데
이 책은 삽화가 그다지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며칠동안
읽기를 미루고 있었습니다. 5세의 둘째 아이에게 주려고
장만한 책인데, 8세의 큰아이가 제게 이책이 재미있다며
읽어보라고 하더군요.
반신반의하면서 책을 펼쳤는데 한 장 한 장을 넘겨가면서
책속으로 빠져드는 제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자연이나 과학 분야에는 무척 약해서 남편에게
슬쩍 넘기곤 했었는데 이렇게 쉽고 편안하게 다가오는 방법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책을 보며 하게 되었죠.
자연 탐정이 되어보는 놀이…
그 과정중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흔히들 알고 있는
관련 지식들을 총동원해서 유추해보고 실제 사건속에서
제대로 이용하는 것인데 이 책은 그런 것들을 쉽고도
재미있게 풀어놓았습니다.
쉬운 문제를 풀면서 몸 풀기를 하고
다음에는 조금 난이도가 높은 문제를 제시하고 과정을 보여준 후에
세심하게 관찰해야 하는 문제를 내주기도 합니다.
그런 중간 중간에도 기초적인 지식들을 다시 알려주고
여러 동물들을 등장시키면서 그들의 발자국 이야기와
특징들을 다시 설명해주죠.
또, 끝부분에서는 설명해준 많은 발자국을 한장에 펼쳐놓고는
답은 그 뒷장에 넣어주면서 아이와 부모님들이 함께 보고
이야기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진행방식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참 좋은 책…
읽어가면서 문제 제기를 하는데
자칫 아이에게 내기에서 지게 될 수도 있으니
두 눈을 더욱 크게 뜨고 잘 살펴야 합니다.
(저는 두번이나 졌거든요.)
쉽게 풀어주는 자연 과학이야기,
참 마음에 들어서 이곳 저곳으로 입소문도
냈던 책입니다. 훌륭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