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성이가 STOP을 만난

시리즈 STOP! 3 | 김산하 | 그림 김한민
연령 6~13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6년 11월 10일 | 정가 10,000원
구매하기
동물들이 이야기하는 법 (보기) 판매가 9,000 (정가 10,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10%↓ + 3%P + 2%P)
구매

우리 성이가 STOP을 만난 건 비룡소 소식지와 함께 온 미니북이었답니다.
“엄마, 이게 뭐야?”, “내거야.”
새로운 책이 오면 은근히 들고 가서는 저혼자 뭔지 살피는 큰아이입니다.
유난을 떨지도 않고 엄마보다 먼저 읽고 엄마에게 책내용이 이렇다며 엄마는 모르지 하고 자랑을 합니다.
자기가 더 많은 걸 알고 있다는 걸 자랑하고 싶어하는 욕심쟁이 소년입니다.
미니북을 읽고는 “뻐꾸기는 남의 집에 알을 낳고는 원래 집주인의 알들은 다 밀어버리고 먹이를 받아먹는데….”를 시작으로

엄마에게 한참 강의를 합니다.
그러고 나선 이거 다른 건 없냐고 묻습니다.

며칠 후 이제 진짜 STOP이 도착했습니다.
“우와, STOP이네. 내거네. 히히히.”
아이는 너무나 좋아라 합니다. 미니북의 재미가 되살아나는 듯 책을 들고 갑니다.
성이는 그 책을 몇날 몇일 끼고 다녔답니다.

재미있는 만화풍의 그림으로 시작하는 [STOP 3. 동물들이 이야기하는 법].
우리 성이가 좋아할 요소는 다 갖추었더군요.
성이는 요즘 한참 만화풍의 책에 재미를 붙여가고 있는 아이입니다.
게다가 요술이니 마법이니 신비하고 유머스러운 이야기들을 아주 좋아합니다.
그러니 동물들과 얘기할 수 있고, STOP!이라는 주문을 외치면 여러 상상의 세계를 펼칠 수 있는 지니라는

캐릭터가 무척 맘에 들었나 봅니다.
또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들의 이야기니 재미가 없을 수 없겠죠.
책에서 본 건 또 즉시 실천에 옮깁니다.
연신 STOP!을 외쳐대며 동생을 끌고 정글로 동물들을 만나러 탐험을 떠난답니다.
손전등을 챙기고 가방을 메고 동물인형을 방방마다 배치하고 모험을 떠납니다.
STOP!이라는 구호와 함께 말이죠.

귀엽고 친근한 만화풍의 그림과 캐릭터들이 아이들을 반깁니다.
동물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을 가진 지니, 그리고 지니의 친구 엘리, 민지, 라몽, 토크쇼의 제작진들.
이렇게 등장인물이 소개되면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라몽의 타란툴라 거미를 사기 위해 애완동물 가게에 들르면서 여러 동물들을 만나게 됩니다.
정글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곳에서 동물들을 찾아가네요.
3가지의 에피소드로 나뉩니다. 1화에서는 애완동물가게에서 만난 동물들과 이야기합니다.
2화에선 동물퀴즈게임판에서 여러동물들을 만나구요, 3화에선 TV속으로 들어가 동물들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재밌는 구성이지요.
동물들의 신호에 관한 동물과 지니의 대화가 이어집니다.
STOP!이라는 주문을 외치면 동물들과 지니의 토크쇼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책의 재미를 더해주는 진행방식입니다.
자연스러운 말풍선의 대화속에 동물들의 신호와 이야기하는 방법등에 관한
지식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아이는 지루해하지않고 이야기를 읽다보면 저절로 하나씩 알아나가게 됩니다.
그리고 각 화가 끝날때마다 귀여운 동물들이 등장해 그동안의 이야기들을 간단히 정리해줍니다.
동물들과 여러 친구들간에 벌어지는 재밌는 에피소드를 통해,
또 지니와 동물들의 서로 이어지는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자연과 동물에 대해 알아나갈 수 있습니다.
동물들이 직접 이야기하게 함으로써 동물들이 무섭거나 해로운 것이 아니라 친근하고 우리들의 친구로 느껴지게 합니다.
마지막 장에선 동물연구에서 이루어진 실험을 직접 소개해 주는 등
여러가지 방대하고 잡다한 지식들이 열거된 것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검증된 사실들을 간단명료하게 포인트만 끄집어 내어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혀 지루한 느낌이 들지 않고 한번 읽기 시작하면 끝까지 막힘없이 술술 읽어내려가게 되는 것 같네요.

간혹 만화풍의 과학동화들은 무척 복잡해 보일때가 있습니다.
말풍선에 설명하는 글들에 사진에 정신이 없을 때가 있죠.
게다가 글자체까지 눈을 어지럽게 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STOP!은 잘 정리된 느낌입니다.
복잡하지 않고 그림과 말풍선들도 잘 정돈되어 있고 글자체도 꾸밈체가 아니어서 눈에 쏙 들어옵니다.
그리 길지 않은 대화와 설명들이 요점과 포인트를 잘 집어주고 있어 결코 지루하지 않고
아이들의 머릿속에 지식이 저절로 쏙쏙 들어옵니다.
동물들의 대결양상에 초점을 둔다거나 동물을 무섭고 징그럽게 표현함으로써 아이들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재미와 호기심을 올바르게 채워주고 있습니다.
작가의 동물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엿보이는 부분입니다.
아마도 작가의 동물, 자연, 생명에 대한 사랑이 아이들에게도 그대로 전달될 것입니다.

아쉬운 점이 하나 있는데요.
책에 소개된 동물들 정도라도 실사사진으로 정리했으면 어떨까 싶네요.
만화풍의 그림과 실제로 본 동물들이 많이 차이가 날 수도 있고,
그러면 아이들이 실제로 접하게 된다면 거부감이 들 수도 있지 않을까요.
마냥 귀엽게만 보이던 동물들이 실제로 보면 그렇지 않다고 느낀다면 말이죠.

이번에 책에서 만났던 타란툴라 거미를 곤충전에 갔다가 실제로 보고 왔답니다.
아이는 자기가 아는 곤충이 나왔다고 난리가 났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지요.
책에서 본만큼 알고 있는 만큼 아이는 직접 접하게 되니, 더 자세히 관찰하고 더 열심히 뭔가를 찾아내려고 애씁니다.
STOP!과의 만남 아주 재미있고 유익한 만남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