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자장 속삭이다 보면……
‘잘자라 우리 아가’ 이 책은 하루종일 몸을 움직이며 노는 아기와 아기를 돌보며 뒤를 쫓아 다니느라 고단한 엄마를 위한 책이 아닐까 싶다. 아이들에게는 ‘이제 오늘은 그만 자고, 내일 또 신나는 하루를 보내자며’ 빨리 잠자리에 들도록 이끄는 것 같고, 엄마들에게는 ‘오늘 하루도 아기를 돌보느라 참 고단했죠. 이제는 푹 쉬어요’ 하고 위로해 주는 듯하다.
엄마 고양이와 아기 고양이들은 힘든 하루를 보내고 잠잘 데를 찾아 다니고, 온종일 배를 타고 다니던 아기도 이제 잠을 자야 한다. 곰 세마리는 너무 피곤한지 계단을 올라가면서도 꾸벅꾸벅 졸고 있다. 바다 속 물고기도 너무 졸려서 비실비실 기운이 없고, 하루종일 하늘 높이 날아디니던 거위랑, 온종일 땡볕에서 폴짝 거리던 개구리도 이제 잠을 자고 싶어한다.
졸려서 눈이 감길 것만 같은 곰과 물고기, 지쳐있는 거위랑 개구리를 보고 있으면 누구라도 스르르 눈이 감길 것만 같다.
이처럼 밤은 내일을 기다리는 모두가 잠자리에 드는 그런 시간이니, 어서 빨리 자자고 아이들에게 말하는 듯하다.
고단한 동물 친구들이 저마다 잠 잘 곳을 찾아 잠이 든 모습은 참 평화롭고 아늑해 보인다.
피곤한 하루를 보내고 밤에 잠자리에 드는 그 기분은 뭐라 말할 수 없는 행복감을 주지만 아이들은 아직 그걸 알 리가 없다. 언제나 조금 더, 조금 더 놀고 싶어 하는 아이들에게 아침이 오면 모두가 다시 일어나 저마다 자기만의 하루를 시작할 거라고 이야기 해준다. 아침이 되면 거위는 다시 하늘을 날고, 달 아저씨는 반짝반짝 달을 닦고, 개구리는 폴짝 거리며 연못속을 헤엄치면서 하루를 시작할 거니 아기들도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기 위해서 잠을 자야한다는 부드러운 권유가 느껴진다.
이 책에는 우리나라 자장가의 후렴구처럼 페이지마다 자장자장이라는 말이 덧붙여 있어서 자장자장이라고 작게 속삭이다 보면 눈이 스르르 잠길 것만 같다. 더구나 존버닝햄 특우의 편안한 그림과 파스텔풍의 색채가 잘 어우러져 어린 아기들을 아늑한 꿈나라로 이끄는 잠자리용 책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