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자 동물> 이라는 제

연령 8~11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0년 11월 25일 | 정가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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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자 동물> 이라는 제목을 접했을 때 나이가 더 어린 유치원 아이를 위한 책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아마도 주인공이 밤마다 나타나는 그림자 동물과 친구가 되어 즐겁게 살았다는 내용으로 끝날 것이라는 예상을 했고 그래서 더 어린 아이들을 위한 동화라는 추측을 했었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나의 예상을 깨고 ‘그림자 동물’은 어린 아이들을 위해서도 존재하는 친구이지만 더 나이가 든 아이들에게도 필요한 존재로 다가왔다. 어쩌면 외로운 어른들을 위해서도 필요한 친구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릴 때 나만의 상상의 친구를 만드는 것은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경험하는 멋진 일 중의 하나일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어린 왕자가 여우와 친구가 되고 길들여지는 것처럼 그림자 동물을 무서워하다가 그림자 동물을 자신의 친구로 길들이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리고 아빠를 잃게 되는 욤 키푸르 전쟁이나 아빠없이 태어나는 여동생의 탄생이나 몰래 들어간 동굴에서의 은행 강도를 잡는 일 등 모든 일에서 함께하는 사이가 된다. 의미를 부여하게 되는 관계가 되는 것이다.
자신의 상상에서 시작된 것이지만 (물론 주인공은 사실이라 하겠지만) 마치 진짜 실존하는 존재이며 모든 것을 알고 늘 자신을 지켜 주는, 그러나 자신보다 우월한 존재가 아닌 동등한 친구로의 존재인 그림자 동물은 주인공이 아빠 없이 성장하는데에 그 누구보다 큰 의지가 되는 존재가 아니었을까 싶다.
또한 뒷부분에 나오는 쉴로모 아저씨의 존재처럼 어린 아이의 수준에서는 너무나 이해하기 힘든 일들이라도 그림자 동물을 통해 현실을 받아들이고 나만의 세계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둘러볼 수 있는 시야를 갖게 하는 매개체가 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고 본다. 그래서 한 발짝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먼저 읽은 큰 딸은 “진짜 재미있어.”라는 말로 싱겁게 이 책을 평했다. 아직은 그림자 동물의 의미를 알기에는 조금 어리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올 해 말쯤 읽는다면 다른 평을 할 것 같다. 좀 더 길게 그 의미를 알고 되새기는 나이가 올 때는 우리 아이에게도 그림자 동물의 의미는 더 크게 돌아 올 것 같다.
바라기는 우리 아이도 현실의 사람과 나누지 못하는 문제나 상황이 벌어지는 시기가 왔을때 이 책의 주인공처럼 상상의 친구를 통해 나름대로 해결점을 찾아간다면 좋겠다. 상상의 숲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바라보고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는…

처음에는 식상하려니 하면서 잡았던 이 책을 놓으면서 나에게 번지는 따뜻한 감동은 책을 통해서만 가질 수 있는 재산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