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놀드 로벨의 작가는 처음 접해보는 작가였다.
아기들 동화책을 읽고 싶다고 지인에게 이야기하자, 적극 추천하셨던 작가로서 이 작가의 책은 다 좋다고 하셨는데 그중에 으뜸이 “집에 있는 올빼미”였다.
지인의 서평을 보면서도 정말 대단한 상상력의 소유자라는걸 느꼈었는데, 직접 책을 읽고나니 황홀감 그 자체였다.
# 겨울, 초대된 손님.. 그러나 반갑지 않은 손님.
따뜻한 수프와 난로가 있는 행복한 겨울저녁 올빼미씨에게 손님이 찾아온다.
늦은시각일뿐더러 초대한 손님이 없었던 터라 문을 열고 빼꼼히 나가보지만 밖에는 아무도 없다.
또다시 쾅쾅!!
그제서야 올빼미씨는 손님이 겨울이란걸 알게 된다.
나같았으면 꽁꽁 이불을 싸매고서
“넌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야!, 그러니 조용히 좀 해줄래”라고 나가보지도 않았을텐데 마음 따뜻한 우리의 올빼미씨는 겨울을 초대하고야 만다.
그 결과는 정말 혹독했지만 그제서야 올빼미씨는 알았다.
겨울손님은 초대하면 안된다는 사실을..
# 가끔 혼자 울때가 있다.
예전에 겪었던 슬픈일이 생각나거나 세상의 삶이 버거울때 울곤 했었는데 우리의 올빼미는 삶의 버거움보다는 자신의 곁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들때문에 눈물을 흘린다.
떨어지는 낙엽을 봐도 슬프다는 한 시인의 말처럼 올빼미씨도 책이 찢어져 볼 수 없는 슬픔, 너무나 작아져 버려 누구도 쓰지 않는 몽당연필 등.
정말 사소한거에 슬퍼하며 눈물을 흘릴줄 아는 마음 따뜻한 올빼미씨이다.
우리 아이들, 내가 사랑하는 아이들도 자신이 갖고 싶은것에 대한 욕망이 커서 우는 울음보다는, 부모님의 사랑을 혼자 독차지하기 위해서 우는 울음보다는..
올빼미씨처럼 남을 위한, 다른것에 의해 슬퍼할 줄 아는 아이들이 되길 소망해본다.
# 달아, 넌 내 소중한 친구야.
밤하늘에 혼자 거닐때 달을 바라본 적이 언제였더라..
삶이 힘들다고 여겨질때부터 달을 바라본 기억이 없는것 같다.
예전에 올빼미씨처럼 나도 달과 대화하던 때가 있었다.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그 외롭고 무서운길을 걸었던 기억을 생각하니 행복한 옛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라 흐믓했다.
요즘 아이들도 이런 추억이 있을까?
어렸을때부터 조기교육이다 뭐다 하여 여러개의 학원들을 전전하여 다니기 바쁜 우리 아이들.
맘편안히 달을 바라보며 숨 한번 돌릴틈도 없이 학업의 노예가 되어 전전긍긍하는 아이들을 바라볼 때마다 참 씁쓸하지 않을수가 없다.
지식으로 두뇌를 발달시키는것보다 자연을 벗삼고 책을 벗삼아 상상력을 키워주는것이 더 좋을텐데말이다.
부모님의 욕심이 너무 과한거겠지.
-> 집에 있는 올빼미를 읽으며 어린이 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읽어도 많은걸 생각하게 해주는 정말 좋은 동화책을 만난 것 같아 기분이 너무 좋다.
삭막한 환경속에서 순수한 마음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요즘같은 때에 아이들, 그리고 어른들에게 쉼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그런 동화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