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때 부터 입주해 살고 있는 저희 아파트엔
저와 비슷한 시기에 결혼을 하고 제가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그 아이가 8살이 되는 동안에도
아기를 갖지 못한 부부가 있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날 일이 있으면 우리 아이들을 탐스런 눈으로 쳐다보는 그 부부에게
차마 왜 아기가 없어요란 질문이 나오질 않더군요~
들리는 소문엔 아기가 안 생겨 불임 클리닉에 몇 년째 다닌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그 부부가 갓난 아기를 안고 다니는 겁니다.
자주 볼 수 있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 새 배부르고
아이를 낳을 만큼 시간이 오래동안 못 본건 아니거든요~
“딸이예요? 아들이예요? 우와~ 너무 이쁘다”하며 인사를 하고 헤어지는 순간,
‘입양하셨어요?’ 이런 질문이 입안에서 맴돌고 있는 자신을 느꼈습니다.
그리곤 속으로 한마디 “참 안됐다 휴우~”
— —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던 저에게 날아온 비룡소 엄마 아빠가 생긴 날~
여느 가정에서 볼 수 있는 아이 성장 과정의 정겨운 기록물들이 있는 표지를 넘어
내가 태어났던 날 어땠는지 얘기해 주세요라며 해 맑게 웃는 아이의 모습이 보입니다.
너무도 자연스럽게~
입양을 알려 온 전화를 받고 흥분하는 부모님의 모습과
나를 낳아준 엄마가 너무 어려서 나를 기르지 못해 입양됐다는 사실과
자신으로 하여금 얼마나 행복했는지를 묻는 글귀 하나하나가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자신에겐 가시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은 8살 아들 녀석은 이 책을 보며 낄낄낄 웃는겁니다.~
뭐가 그렇게 재미있어?하고 질문을 하니
“그림이 너무 웃겨요.
그런데 엄마, 어떻게 아기가 태어난 걸 알리는 전화가 와요?”라는 질문을 하기에
입양이라는 것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아주 심각해 할 줄 알았던 아이 표정이 여전히 싱글벙글이네요~
속으로 ‘아직 네가 뭘 모르는 군아’란 생각을 했었는데
[엄마 아빠가 생긴 날]을 두번째 읽으면서
그제서야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엄마 아빠가 생긴 날]이 우리 아이들에게 주려고 했던 그 느낌과 깊은 의미를요~
입양이라는 문화를 알기만 하고 나와는 전혀 다른 사람들에게나 해당되는
모두가 불쌍한? 문화쯤으로 생각했던 내 자신과 달리
아직 어린 나이지만 책을 통해 입양이라게 단순히
다른 그 누구가 버린 아기를 데려다 키우는게 아니라
모두가 웃을 수 있고 행복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임을 알게 해 주네요~
숨기고 감추고 할 것 없는 가장 솔직한 상태에서도
주인공 [나]가 이렇게 행복 할 수 있고,
[나]로 하여금 행복한 셀레임에 엄마 아빠가 두 손을 꼭 잡으며
말도 안나 올 정도고 몸이 움츠려 들 정도로 긴장됐다는 것을
가슴 뿌듯하게 보여주는 모습들이
엄마 아빠가 생긴 날을 읽는 아이들로 하여금 입양 문화가
얼마나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받아 들일 수 있게 하는지 잘 알게 해 주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
비룡소님~
이 책 엄마 아빠가 생긴 날은 아이 동화책인데도 개인적으로 가슴이 먹먹할 정도 였는데
이젠 아들과 숨은 그림 찾기 하듯 재미난 그림을 하나 하나 뜯어 보며 책을 읽습니다.
제 자신에게 아직은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입양에 대해 신중히 생각해 보는 좋은 기회도 됐습니다.^^
좋은 책 접 할 수 있는 기회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